28일 세계경제연구원이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국제회의 ‘제4차 산업혁명과 한국경제의 미래’에서 칼 베네딕트 프레이 옥스퍼드대 교수가 4차 산업혁명의 영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8일 세계경제연구원이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국제회의 ‘제4차 산업혁명과 한국경제의 미래’에서 칼 베네딕트 프레이 옥스퍼드대 교수가 4차 산업혁명의 영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세계경제연구원 국제세미나

프레이 英 옥스퍼드大 교수
“저숙련 노동자 실업은 늘어
中 등 신흥국 제조업에 위기”

변화에 적응할 역량 키워야


“4차 산업혁명의 진행으로 중산층 일자리가 줄어들고 고소득과 저소득 일자리만 늘어나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습니다.”

28일 칼 베네딕트 프레이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사공일)과 UC버클리대 국제경제라운드테이블(공동의장 존 자이스먼·로라 타이슨), 맥킨지 앤드 컴퍼니(회장 도미니크 바턴) 등이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공동주최한 ‘제4차 산업혁명과 한국경제의 미래’에서 “미국에서 저숙련 노동자들의 실업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가격이 하락하는 컴퓨터가 중산층 일자리를 줄여나가고 있다”며 “과거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에 쓰였던 컴퓨터가 4차 산업혁명 시대 들어 고숙련 일자리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로 인해 고숙련 기술을 원하는 일자리는 굉장히 늘어나고 있다”며 “또 이들을 위한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저임금 노동자만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자동화로 선진국 제조업 일자리가 줄고 있으며, 향후 브라질이나 중국 등 신흥국도 과거 선진국만큼 제조업 일자리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레이 교수는 지난 2013년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기술발전으로 인해 미국 702개 직업 중 47%가 20년 이내에 자동화로 사라질 것이라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학자다. 올 3월 한국고용정보원이 프레이 교수의 분석 모형을 활용해 한국 주요 직업 406개의 자동화 대체 가능성을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시대 일자리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창의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간이 경쟁우위를 가질 부문은 무엇인가”라고 물은 뒤 “인간이 가진 창의성과 사회적 지능, 인지 및 조작부문은 기계가 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일자리가 자동화되지는 않는 만큼 창의성과 사회적 지능 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프레이 교수는 “과거 기술 발전에 의해 광산업이나 농업 노동자들이 많은 일자리를 잃었는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며 “창의성과 사회적 지능 등 경쟁우위를 강화하는 것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혜택도 적지 않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데니스 괴를리흐 독일 키엘세계경제연구소 전무이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변화에 적응하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자리를 꾸준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며 “창의성과 대인관계 기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존 자이스먼 UC버클리대 정치학 석좌교수는 기술 발전의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정책 프레임의 선택이 중요함을 지적했고, 겐지 구시다 스탠퍼드대 연구원은 빅데이터와 클라우딩, AI 등 4차 산업혁명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기술의 현황 등에 대해 발표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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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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