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크 피츠패트릭 국제전략문제硏 美사무소장
차기행정부에 가장 심각한 위협
北붕괴론 나오지만 부담도 큰편
클린턴 당선되면 北과 접촉할것
선제타격 옵션,버릴수는 없지만
전면전 확대따른 代價 한국 몫
韓·美·日 공격받는 상황 온다면
그땐 당연히 선제타격 이뤄질것
ICBM, 美에도 레드라인 넘어
美 공격하는건 北의 자살행위
한국방어위해 MD체계로 대응
美, 韓 핵무장 절대로 용납안해
한반도에 전술핵도 배치않을것
사드, 中위협 아닌 북한 방어용
북핵위협 없다면 사드 철수할것
“앞으로 4년 반 이내, 즉 차기 미국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안에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확보할 것이며 차기 대통령은 어려운 딜레마에 봉착할 것입니다.”
미국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를 역임한 마크 피츠패트릭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미국사무소 소장은 문화일보와의 창간 25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북핵은 차기 행정부에서 미국과 동맹국이 직면하는 가장 심각한 핵 위협”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피츠패트릭 소장은 “이란 핵이 지난해 미국과의 합의로 향후 10년간 동결 상태로 유지된다면 북핵 문제는 차기 행정부에서 핵심 의제로 자연스럽게 떠오를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차기 행정부가 북한과 비밀 접촉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피츠패트릭 소장은 한국에서 1번, 일본에서 2번 근무한 아시아통 외교관 출신이자 국제원자력기구(IAEA) 미국 연락사무소장을 지낸 비확산 전문가다. 2005년 국무부에서 은퇴한 뒤 IISS에서 비확산·핵정책 국장을 지내다가 지난해 12월 10년 만에 워싱턴으로 복귀했다. 인터뷰는 10월 19일 워싱턴의 K 스트리트에 위치한 IISS 사무소에서 40여 분에 걸쳐 진행됐다.
―영국에서 10년간 지내다가 돌아왔는데, 워싱턴에 변화가 느껴지는가.
“과거보다 워싱턴은 정치적으로 더 분열된 것 같다. 올해 대선 캠페인은 정말 미쳤고, 불가해하다(inexplicable)고 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2005년 은퇴할 때까지 26년간 외교관으로 활동했고 민주·공화당 행정부를 다 겪었다. 하지만 지금은 분열이 너무 심해져서 지난 8년간 공화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어떤 정책 제안도 지지하지 않았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당선돼도 똑같은 현상이 재연될 것이라고 본다. 공화당도 지금 무너져 내리고 있어 앞으로의 상황은 매우 불예측적이다.”
―클린턴이 당선되면 북한과의 비밀 접촉도 시도할 것으로 보는가.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과 접촉할 것이라고 본다. 물론 그 과정에서 클린턴 행정부는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할 것이지만.”
―워싱턴의 북핵 문제에 대한 기류는 어떤가.
“2가지 기류가 있다. 주류는 지금보다 훨씬 더 가혹한 대북제재를 부과해 중국의 대북 지원이 없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의견은 소수인데, 제재만으로 문제를 풀 수 없으며 북한에 관여 정책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북한 붕괴론도 있지만, 붕괴에 따른 위험 때문에 상당수가 이런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 군사적 행동 옵션도 나오고 있지만, 워싱턴에서 이게 해법이라고 이야기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하지만 9월 중순 미국외교협회(CFR)에서 대북 선제타격론이 언급됐는데.
“한 명도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궁극적으로 선제타격이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단 한 번의(one off) 타격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미국은 잘 알고 있다. 전면전으로 이어지는 북한의 반응을 초래할 수 있다. 오히려 이 논쟁은 한국에서 더 많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는데, 미국에서는 한국이 이 방안을 논의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반대로 미국에서 선제타격을 더 고려하고 있다는 의견이 한국에서 많은데.
“미국은 북한에 대해 선제타격을 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선제타격은 완전히 버릴 수 없는 옵션 중 하나다. 상당수 미국인이 이런 강압적인 방안을 더 선호하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북한이 실제적인 미사일 공격을 준비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선제타격은 하나의 옵션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게 진정한 해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게다가 선제타격 이후에는 한국이 모든 대가를 치러야 한다.”
―한국이 공격당하면 미국이 본토 피격을 감수하고서라도 북한을 공격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다.
“한국의 우려는 과장돼 있다. 먼저 미국은 북한에 대해 선제공격을 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 정부의 완전한 동의를 얻지 않는 한. 또 북한은 미국 본토를 핵·미사일로 공격할 능력이 아직 없다. 북한이 이 능력에 도달하는 데에는 아직도 몇 년이 남아 있다고 평가한다. 북한이 이 능력을 보유한다 할지라도 이게 미국의 대한 방어 태세를 바꾼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국·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을 보면 냉전 기간에 미국은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에 확장 억제를 제공해 왔다. 러시아의 대규모 핵 보복 및 미국 본토 타격 능력에도 미국은 유럽 동맹국에 대한 안보 공약을 줄이지 않았다. 1950년대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이 던진 ‘미국은 파리를 위해 뉴욕을 희생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유럽이 미국의 안보 공약을 지켜본 뒤에는 다시 제기되지 않았다. 여기에 북한은 러시아에 비하면 소규모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미사일방어체계(MD)를 갖추고 있으며, 이는 미국 본토를 타격하려는 북한의 능력을 제어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은 된다.”
―그런데도 왜 백악관 대변인이 선제타격을 언급하고, 클린턴 캠프의 외교·안보 자문역들도 ‘어떤 옵션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하는가.
“당연히 모든 옵션은 망라돼야 한다. ‘어떤 옵션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정책결정권자들의 기본 문구다. 하지만 그 문구를 말했다고 선제타격을 준비하지는 않는다. 과거 정책이 실패했기 때문에 이제 우리는 새로운 대안을 찾는, 일종의 브레인스토밍 과정에서 선제타격도 나온 것으로 본다. 199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펜타곤(미국 국방부)에서 이 문제를 검토할 때 국무부에서 일하면서 논의과정을 지켜봤다. 당시 결정은 선제타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한반도에서 한국전쟁 같은 상황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다만 북한이 한국과 일본, 미국을 미사일로 공격한다면 선제공격은 권고사항이 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한·미도 당연히 선제공격을 할 것이다.”
―2011년 북핵 관련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는데, 그 이후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얼마나 진전됐다고 보는가.
“5년 전에 비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향상됐다. 시험 횟수·규모가 늘어났고 폭발량도 증가했다. 북한은 플루토늄뿐 아니라 고농축 우라늄 능력에서도 진전을 이뤘고, 탄도미사일 능력도 상당히 확보했다. 지난 30개월 동안 김정은 정권에서 핵·미사일 능력은 배가됐다. 차기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내, 지금으로부터 4년 반 이내에 북한이 ICBM 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본다. 차기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 도전을 어떻게 멈추게 할 것인가라는 어려운 딜레마에 봉착할 것이다.”
―ICBM은 미국에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게임 체인저’로 인식될 것으로 본다. 이미 북한은 한국과 일본의 어디든 공격할 수 있고, 한·일에 주둔한 미군 기지도 공격할 수 있다. 북한의 ICBM 능력 때문에 많은 미국인은 안보가 취약해졌다고 생각할 텐데 그건 인식일 뿐이다. 북한은 미국 입장에서도 이미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었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미국은 대한 방위 공약을 지킬 것이며, MD로 북한을 막을 것이다. 대규모 보복 수단도 가지고 있다. 만일 북한이 미국을 공격한다면 그건 자살 행위다.”
―한국에서는 자체 핵 개발, 전술 핵무기 반입 등 다양한 대안이 나오고 있다.
“한국이 미국의 방어 공약에 의구심을 갖고 자체 핵 개발에 나선다면 이는 거대한 문제가 된다. 미국은 절대 한국의 핵무장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과거 50년간 핵확산을 막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해왔고, 1970년대 한국의 핵 개발 추진을 막기 위해 엄청난 압력을 행사했다. 당시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핵 개발을 한다면 동맹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이 핵 개발을 추진한다면 그건 현명하지 못한 행동이다.”
―전술 핵무기 재반입도 미국은 반대할 것인가.
“미국은 한반도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지도 않을 것이다. 먼저 북한·중국·러시아, 잠재적 테러리스트 공격에 이 핵무기는 매우 취약하다. 둘째, 미국은 예상되는 북한의 공격에 대비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이 이미 있는 상황에서 굳이 전술 핵무기를 한반도에 배치할 이유가 없다. 미군 기지에서 30분 이내에 미사일로 북한을 타격할 수 있고, B-52 핵폭격기는 괌 기지로부터 4시간 안에 한반도에 도달할 수 있다. 셋째, 핵무기 재반입은 한국 정치를 분열시키고 많은 한국인이 반미 감정을 갖게 하면서 한·미 동맹을 약화시킬 것이다. 넷째, 북한의 선전·선동에 악용될 수 있다. 다섯째,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이다. 펜타곤도 좋은 방안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거의 모든 전문가가 여기에 찬성하지 않는다.”
―미국이 북한 위협방어용이라고 주장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에 대해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는데.
“사드는 한국 방어를 위해 필요한 조치이며, 중국의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다. 거의 모든 군사 관료·전문가들이 사드는 북한 방어용이라고 말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없다면 미국은 사드를 한반도에서 철수시킬 것이다. 한·미는 중국에 ‘사드가 싫다고? 그러면 북한의 핵 개발을 중단시켜라’고 이야기해야 한다.”
―북핵 문제의 바람직한 해법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먼저 제재를 더 강화해야 한다. 그러고는 일부 인센티브를 갖춘 관여 정책으로 북한이 나올 수 있는 길을 제공해 줘야 한다. 클린턴 행정부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이란 핵 합의를 살펴볼 것이다. 이란 핵 합의는 2가지 교훈을 주는데, 첫째는 압박·타협의 복합체라는 점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의 핵농축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이란과 타협했다. 둘째는 관여가 결정적이라는 것으로, 오바마 행정부는 오만에서 이란 측과 비밀리에 협상했다. 북한의 경우 북한이 관여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게다가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에 마땅한 협상 파트너가 없다. 이란의 경우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있었다. 궁극적으로는 레짐 체인지(정권교체)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생각한다. 대북 정책과 외부 정보 유입, 북한 정권에 대한 압박, 탈북 유도 등과 같은 정책들이 레짐 체인지를 위한 환경을 만들어낼 것으로 본다.”
워싱턴=글·사진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Who?
국무부·IAEA 두루 거친 亞지역 核 비확산 전문가
마크 피츠패트릭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미국사무소 소장은 미국 국무부에서 26년간 근무한 비확산·핵정책 전문가다. 피츠패트릭 소장은 미네소타주립대 트윈시티 캠퍼스를 졸업한 뒤 1976년 하버드대 행정대학원(케네디스쿨)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이후 국무부에 입부했다.
주한 미국대사관과 주일 미국대사관에서 근무했으며 국무부 북한 과장을 역임한 아시아통으로, 일본 국립방위연구소에서 1년간 연수했다.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미국 측 연락사무소장을 지냈고, 2005년 국무부에서 퇴직하기 직전까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 대행으로 비확산 정책에 관여했다. 이후 IISS 비확산·핵정책 프로그램 담당 국장을 거쳐 지난해 12월 IISS 미국사무소 소장으로 부임했다.
저서에는 ‘아시아의 잠재적 핵 국가: 일본, 한국, 대만’(2016)과 ‘이란 핵 위기: 최악 결과 피하기’(200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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