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死角’해소하려면

130조 원.

내년도 보건·복지·노동 분야 예산으로 책정된 예산이다. 전체예산(약 400조7000억 원)의 32.4%에 달하는 큰 금액이다. 복지 관련 예산은 2014년 처음으로 100조 원을 넘어선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다.

‘복지예산 100조 원 시대’를 경험하고 있지만, 정작 국민이 체감하는 복지 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다. 생활고를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송파 세 모녀 사건’과 지적장애인이 청주의 한 축사에서 20년간 강제노역을 했던 ‘현대판 노예사건’ 등은 복지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5000만 명에게 1인당 200만 원씩을 나눠 줄 수 있는 거액의 예산이 복지 분야에 투입되고 있음에도, 왜 국민은 복지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복지제도의 특성상 제도가 만들어지더라도 국민의 만족도를 충족시키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복지 제도의 가장 큰 틀인 연금의 경우 우리나라의 도입 기간이 선진국에 비해 짧은 탓에 국민이 이를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1일 “모든 국민이 당장 만족할 수 있는 복지제도를 만들기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며 “우리나라 예산의 32%를 복지에 투자하고 있는 만큼, 잘 보완해나가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탄탄한 복지제도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송파 세 모녀나 노예사건에서 보듯 ‘복지 사각지대’는 시급히 해소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복지 체감도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맞춤형 복지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모두에게 공평한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것보다 필요한 사람에게 생산적 복지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복지전달체계를 시군구 중심에서 읍면동 중심으로 확대하는 복지 허브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읍면동에 맞춤형 복지 전담팀을 구성해 국민이 어려움을 호소하기 전에 먼저 찾아가 실태를 확인하고 맞춤형으로 복지를 제공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복지와 연관된 분야를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틈새시장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발전의 영향으로 바이오헬스 산업 분야의 급속한 성장이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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