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5일 인천 중구 운서동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서 에어서울 승무원들이 항공기 1호기 도입을 기념해 대열을 맞춰 손을 흔들고 있다. 에어서울 제공
지난 10월 5일 인천 중구 운서동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서 에어서울 승무원들이 항공기 1호기 도입을 기념해 대열을 맞춰 손을 흔들고 있다. 에어서울 제공
국제선 적극공략… 운영 효율 극대화
올해 신설한 10개 노선중 7개 ‘단독’
신규취항 할 땐 정기편 위주로 편성
국내 LCC 최대 좌석 간격 확보도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두 번째 저비용항공사(LCC) 자회사이자, 6번째 국적 저비용항공사인 에어서울을 앞세워 항공운송 업계의 ‘새 판 짜기’에 나섰다. 기존 판에서 후발 주자의 불리함을 안고 추격하는 처지에 머무느니, 독자적인 새 시장을 창출해 선도자 역할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게임 체인저로서 에어서울의 행보는 일단 파격적인 취항 노선에서 잘 드러난다. 지난 10월 7일 인천과 일본 다카마쓰(高松)를 오가는 노선으로 운항을 시작한 이후 올해 내 시즈오카(靜岡), 도야마(富山), 나가사키(長崎), 히로시마(廣島), 요나고(米子), 우베(宇部)와 동남아시아 시엠레아프, 마카오, 코타키나발루 등 총 10개 노선에 취항 계획을 세우면서도 국내선 운항 계획은 나중으로 미뤄놨다.

김포∼제주 노선 등 국내 LCC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국내선 운항을 하지 않는 게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김포공항에 항공기를 두지 않고 인천공항 국제선에만 집중해 운영 효율을 최대화하려 한다고 에어서울 측은 설명했다.

취항지 선택도 기존 LCC 개념을 뒤엎었다. 첫 취항지로 도쿄(東京), 방콕, 홍콩, 괌, 사이판 등 주요 대도시나 유명 관광지를 위주로 선택하지 않고 다카마쓰를 선택했다.

대형 항공사 또는 외국 항공사와 경쟁해야 하는 부담에도 초기 정착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일단 수요가 풍부한 노선을 확보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었지만 에어서울은 이 틀을 훌쩍 뛰어넘었다.

다카마쓰를 비롯해 에어서울이 올해 취항하는 10개 노선 중 7개 노선이 단독노선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국내에 7개 항공사가 있는 데다 외항사들의 한국 취항이 폭증하고 있는 시장 상황에서 아무리 수요가 있다고 해도 주요 간선노선에서 신규 사업자가 우월한 경쟁력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

단독노선을 적극 공략해 경쟁을 회피한 후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역발상이다.

정기편 위주 편성을 이어가는 노선 운영 방식도 독특하다.

올해 취항 예정노선 10개는 물론 추후 취항 예정 노선도 가능한 정기편 편성을 고려하고 있다.

신규 취항에 앞서 부정기 취항으로 초기 리스크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업계 관행에 정면으로 도전한 셈이다. 단기간의 수익보다 소비자 신뢰성을 확보하고 자사 영역을 확고하게 다지는 게 더 중요하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항공기 선택도 파격적이다. 다른 국내 LCC 들이 평균 10년 지난 중고기를 운영하는 것과 달리, 평균 3년의 새 비행기를 도입했다.

좌석 간격도 아시아나항공과 동일하게 만들어 국내 LCC 최대 좌석 간격을 확보했다.

또 외국 일부 프리미엄 LCC에서만 볼 수 있던 개인모니터(IFE)를 전 좌석에 설치한 점도 눈에 띈다.

항공업계에서는 에어서울의 모험이 정체 상태를 맞은 LCC 업계에 새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인 LCC 개념보다 높은 비중의 무료 서비스, 향상된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면서 국내 LCC 업계는 2014년 기준 항공 시장 점유율 국내선 50.7%, 국제선 18.3%로 대형 국적 항공사를 위협하기에 이르렀지만 이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LCC 대두에 위기의식을 느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주요 경쟁노선에 적극적으로 가격 대응에 나서면서 LCC들이 가격경쟁력을 잃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항공기 보유 대수가 늘어나게 되면서 고정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적자 노선에도 정기편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LCC 업계에서 게임 체인저 전례가 6년 전 한 차례 나타나는 등 기존 시장 판도가 견고하지 않다는 점 역시 변화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2005년 국내 LCC는 헬기형 소형 항공기인 터보프롭으로 가격 경쟁력 확보에만 중점을 둔 채 운항을 시작했지만 5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위기에 처한 바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에어서울의 시도는 독특하고 신선하면서도 위험하다”며 “빠르게 성장하는 항공 시장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고 평가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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