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증강현실(AR) 기술 회사인 맥스트 사무실에서 한 직원이 스마트폰으로 AR 매뉴얼을 시연하고 있다. 냉각수를 점검하는 방법이 AR로 구현된 붉은 화살표로 안내되고 있다.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증강현실(AR) 기술 회사인 맥스트 사무실에서 한 직원이 스마트폰으로 AR 매뉴얼을 시연하고 있다. 냉각수를 점검하는 방법이 AR로 구현된 붉은 화살표로 안내되고 있다.
안경형태 디바이스 통해 같은 도면 보면서 토론

자동차 보닛이 열린 사진에 스마트폰을 들이대자 스마트폰 화면에 ‘엔진’ ‘필터’ 등 부품 명칭이 표시됐다. 표시된 부품을 터치하자 부품 교체 순서와 방법이 스마트폰에서 자세히 설명됐다. 웬만한 자동차 부품은 정비소에 가지 않더라도 교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어 차량 내부 각 버튼에 그려져 있는 그림을 스마트폰으로 찍었더니 어떤 버튼인지 글로 표시됐다. 어떤 기능을 하는 버튼인지 매뉴얼에서 같은 그림을 찾느라 고생할 필요가 없었다.

증강현실(AR) 플랫폼 회사 맥스트가 현대자동차에 납품한 AR 자동차 매뉴얼 시연 장면이다. 10월 24일 서울 강남구 서초대로 맥스트 사무실에서 본 AR 매뉴얼은 신기하기만 했다. 이 같은 AR 매뉴얼은 지난 5월 북미에 출시된 쏘나타에, 8월 중동에 수출된 현대자동차 G90과 G80에 각각 포함됐다.

이 회사는 자동차 정비사를 위한 글래스 형태의 디바이스도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AR 매뉴얼과 같은 방식이지만, 양손이 자유롭고 음성 인식을 통해 디바이스가 구동된다는 점이 다르다.

맥스트의 또 다른 비장의 기술은 AR 기반 원격 영상 통화 시스템이다. 안경 형태의 디바이스를 통해 영상통화를 하면서 두 사람이 같은 화면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AR 도면이나 정보를 불러와 토론할 수 있다. 특히 한 사람이 화면에 표시하면 다른 쪽 사용자가 그 표시를 그대로 볼 수 있도록 하는 기술도 담겼다.

예를 들어 멀리 떨어진 매니저와 작업자 사이 영상 통화를 하면서 AR 설계도를 띄워 함께 볼 수 있다. 이때 매니저가 설계도 영상 특정 지점에 표시하면 그 지점을 상대방 통화자인 작업자의 안경 영상에 구현되도록 하는 것. 산업 현장이나 인명 구조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맥스트는 올해 안으로 시제품을 만들고 내년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박재완 맥스트 대표는 “머지않은 미래에 AR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많이 활용될 것”이라며 “상대방이 입고 있는 옷이 어떤 브랜드인지, 어디서 얼마에 살 수 있는지를 곧바로 알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당장 구입할 수도 있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AR 기술이 발전하면 쇼핑뿐 아니라 곁에 있는 사람이 평소 어떤 글을 SNS에 올렸는지도 실시간으로 알 수 있어 인간관계나 사회적 네트워킹 자체도 달라질 수 있다. 이 회사는 조만간 중국의 한 회사와 조인트벤처를 만들어 중국 시장 공략은 물론, 세계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생각이다.

스타트업에 대한 규제는 많고, 지원은 적은 정부 정책이 아쉬울 뿐이다. 당장 우리나라 정부가 가상현실(VR)과 AR 육성을 위해 조성키로 한 VR 펀드가 400억 원 규모인 반면, 중국은 20조 원에 달할 정도로 규모 자체가 다르다.

박 대표는 “스타트업이나 벤처가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고, 확산성 있는 기술에 지원이 이뤄져야 한국 경제가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석범 기자 bu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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