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실시되는 미국 대선에 앞서 각 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기 투표는 민주당 강세인 미네소타주에서 제일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공화당 강세인 앨라배마주가 꼴찌다. 대선 막판에 터져 나온 악재에 시달리는 힐러리 클린턴(사진) 민주당 대선후보의 당선은 사전투표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8일 실시되는 미국 대선에 앞서 각 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기 투표는 민주당 강세인 미네소타주에서 제일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공화당 강세인 앨라배마주가 꼴찌다. 대선 막판에 터져 나온 악재에 시달리는 힐러리 클린턴(사진) 민주당 대선후보의 당선은 사전투표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⑦ 선거막판변수와 조기투표

로버트 샤피로 컬럼비아대 교수·제임스 김 아산정책硏 워싱턴사무소장 기고

카터 - 레이건 ‘10월 토론’… 백악관 주인 바뀐 계기로
오바마, 롬니와의 大戰서 ‘10월 허리케인’ 호재 돼
‘클린턴 이메일 수사’ 악재… 부동층 이탈여부 승패갈라
사전투표는 클린턴에 유리… 上院에의 후광효과도 관심


미국 대선 판세가 선거일을 약 일주일 남기고 다시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지난 10월 28일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재수사 방침을 밝히며 미국 대선은 ‘10월의 충격(October Surprise)’을 맞게 됐다. 10월의 충격이란 선거를 임박해 나타난 급박한 상황 변화로 대선 판세가 바뀌는 현상을 보고 하는 말이다.

1. 토론으로 뒤바뀐 카터-레이건 판세

미 대선의 역사를 볼 때 10월의 충격이라고 할 만한 사례는 적지 않다. 대표적 케이스는 1980년 대선으로 당시 민주당 소속 지미 카터 대통령은 공화당 후보인 로널드 레이건을 상대로 힘든 선거전을 치렀다. 70년대 후반 지속된 석유 파동과 지속적인 불경기로 인해 카터 행정부에 대한 지지는 낮은 상황이었다. 한 가지 유리한 점은 상대가 배우 출신 캘리포니아 주지사였던 로널드 레이건이었다는 점이다. 당시만 해도 배우가 미국의 대통령이 된다는 생각이 익숙하지 않던 시기였다. 갤럽에 따르면 당시 선거 2주 전까지만 해도 투표 의사가 있는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카터는 레이건을 8%포인트로 앞섰다. 대선 토론이 세 차례 예정되어 있었지만 두 후보 간 의견 차이로 인해 토론은 단 한 번 선거 2주를 앞두고 진행됐다. 당시 토론에서 카터 대통령은 레이건을 ‘전쟁을 즐기는 매파’ 또는 ‘위험한 급진 우파’로 규정하며 네거티브 공세를 폈다. 반면 레이건은 카터 행정부의 정책성과를 비판하며 새로운 출발을 약속하였다. 이 토론 후 레이건의 지지율이 11%포인트 급상승하며 대선 판세가 뒤집혔고 레이건은 당선됐다.

2012년 대선 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밋 롬니 공화당 후보를 상대로 힘든 선거를 치렀다. 당시 미국경제는 완전한 회복을 이루지 못한 상황이었고 롬니는 오바마 대통령을 상대로 비교적 성공적인 선거전을 펼쳤다. 그런데 10월 말 허리케인 샌디로 인해 미국의 동부 지역이 물에 잠기게 되는 재난 사태가 벌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모든 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대통령답게 재난 대응에 집중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공화당 소속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주지사와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의 극찬을 받았다.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롬니와의 지지율 격차를 늘리며 재선에 성공했다.

2. FBI가 던진 10월의 충격

FBI가 10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 밝힌 클린턴 이메일 재수사 방침이 이번 대선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까? 우리가 보기엔 이번 사태로 인해 3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하나는 유권자들이 이 뉴스를 접하고 클린턴을 지지하지 않기로 정하고 선거에 참여하지 않거나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나 제3당 후보에게 표를 던지기로 결정하는 것이다. 극적인 경우엔 트럼프에 대한 지지가 상승세를 타며 선거판이 뒤집힐 수 있다. 특히 선거날 전에 FBI가 최근 발견한 이메일에서 국가기밀 정보로 볼 수 있을 만한 내용이 나온다면 이러한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유권자들이 이번 사건과 상관없이 클린턴에 대한 평가를 바꾸지 않는 것이다. FBI는 지난 7월에 클린턴과 관련된 이메일 수사를 종결했고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공화당은 이 결정을 비난했고 많은 사람은 클린턴의 신뢰성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했다. 9월까지만 해도 두 후보의 지지율이 박빙의 상태였던 이유도 이러한 과거 때문이다. 이들이 클린턴을 지지하는 이유는 트럼프를 리스크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고 클린턴이 의심스러울지라도 트럼프와 비교해볼 때 국정운영에 있어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메일 유출사건에 관한 문제는 작년부터 정부와 위키리크스를 통해 알려질 만큼 알려진 상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클린턴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아마 현실은 이 두 극단적인 경우의 사이가 될 것이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10월의 충격이 클린턴에 대한 지지를 접을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벌써 다 알고 있는 사실일 뿐이다. 이중 어느 정도가 전자이고 어느 정도가 후자일지가 관건이다.

3. 지속되는 클린턴 이메일논란

워싱턴포스트와 ABC가 공동 발표한 10월 30일 여론조사 자료에 따르면 63%의 응답자는 FBI 재수사 발표와 상관없이 클린턴에 대한 평가가 바뀌지 않았다고 답하였는가 하는 반면 최근에 공개된 이메일 재수사 내용으로 인해 34%는 클린턴을 지지하지 않을 것 같다고 답하였다. 클린턴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고 하는 응답자 중 68%가 공화당 성향의 부동층 유권자였고 17%는 민주당 성향의 부동층 유권자들이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클린턴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각각 46%와 45%를 기록했다. 1%포인트 격차는 오차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수치라는 점에서 미국 대선은 다시 박빙의 상태로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번 여론 결과가 어느 정도 신뢰도가 있는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클린턴과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의 생각은 바뀔 가능성이 작다. 중요한 그룹은 부동층이다. 과연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이들의 결정이 바뀔 수 있을까?

클린턴 캠프의 선거 전략 중 한 가지 방법은 사전투표율을 높이는 것이다. 사전투표율이 높아지면 선거날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도 있고 사전투표 통계에 따라 선거전략을 조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전투표 방식은 지역마다 다르다. 워싱턴과 오리건 그리고 콜로라도 주는 100% 우편투표를 활용한다. 나머지 지역에서는 부재자투표가 가능하다. 형식은 경우에 따라 다르다. 27개 주를 포함한 캘리포니아나 워싱턴DC 같은 지역에서는 부재자투표 신청이 자유스러우나 나머지 20개 주에서는(예:앨라배마나 텍사스) 선거날 해당 주에 거주하고 있지 않거나 합법적인 이유로 선거에 참여하기가 어려운 경우에만 부재자투표 신청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21개 주와 워싱턴DC에서는 선거날 전에 부재자투표 신청 없이 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할 수 있게 한다.

4. 경합 주의 사전투표 열기

2012년 대선 때는 4600만 명 정도의 미국 유권자들이 이러한 방식으로 선거에 참여했다. 총 투표인구의 약 36%가 사전투표를 한 셈이다. 10월 28일을 기준으로 이번 선거에서 2100만 명 정도가 사전투표를 했다.

2012년 사전투표자들의 거의 반 정도 되는 유권자들이 벌써 투표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퓨리서치센터에 의하면 이번 선거에서 5000만 명이 넘는 유권자들이 사전투표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전투표에 대한 통계는 부분적으로 공개되는 상황이어서 데이터가 완벽하지 못하다. 그렇지만 부분적인 자료도 의미 있는 분석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데이터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사전투표에 대한 통계를 살펴보자.

약 12개 주는 기재된 투표들에 대한 조금 더 상세한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이 중 6개 주인 애리조나, 콜로라도, 플로리다, 아이오와, 네바다와 노스캐롤라이나가 경합 주로 거론되고 있는 지역들이다. 먼저 투표들의 정당 소속 데이터를 살펴보자. 애리조나와 플로리다 그리고 네브래스카를 제외하고는 다른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 소속 표가 상대적으로 많다. 만약 유권자가 지지하는 후보가 그의 정당 소속과 일치하다고 가설을 짓는다면 지금으로써는 클린턴 후보가 이 모든 지역에서 압도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공화당 후보가 선전하고 있는 애리조나, 플로리다와 네브래스카에서는 박빙 상태이기에 시간이 갈수록 상황에 따라 결과도 바뀔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가 신빙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이유는 여론조사 자료와 비교해 봤을 때 이 모든 지역에서 각 후보에 관한 지지율이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주에서 최근 1∼2주 사이에 보도된 평균 여론 지지율을 살펴보면 루이지애나주를 제외하고 다른 모든 주의 지지율과 지금 보이고 있는 당별 사전·부재자투표 기재 분포가 비슷해 보인다.

루이지애나주의 경우 트럼프 평균 지지율은 49.7%인 반면 클린턴은 35.7%이다. 14%포인트의 격차를 기록 하는 상황에서 왜 사전투표는 민주당 쪽으로 쏠리는 것일까? 유권자들의 성별 차이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루이지애나주에서는 여성 유권자들의 사전투표 참여율이 56.8%이고 남성이 43.2%이다. 전국적으로 클린턴을 지지하고 있는 유권자들의 상당수가 여성이기에 이러한 결과가 보이는 것은 그리 놀랍지 않지만 여성 유권자들의 참여가 계속 높다면 트럼프가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루이지애나는 트럼프 쪽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여론 지지율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5. 클린턴 후광효과로 민주 상원장악?

클린턴 진영이 우려할만한 점은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에서 29세 미만 유권자들의 투표참여가 낮다는 점이다. 이번 선거에서 중요한 변수 중 하나는 젊은 밀레니얼 세대의 지지다. 만약 클린턴이 이 세대층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 이번 선거는 어려운 싸움이 될 수도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는 세대별 참여와 관련된 통계를 공개하고 있다. 이 자료를 보면 18∼29세의 표가 다른 범주에 비해 낮다. 오히려 이 두 지역에서는 나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참여율이 높게 보인다. 두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연령대 쪽으로 쏠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 또한 놀랍지 않지만 클린턴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FBI가 발표한 클린턴 이메일 재수사 방침이 대선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두고 봐야 한다. 여론 추세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선은 물론 상원 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지금 공화당 지도부는 유권자들에게 분할투표 지시를 내린 상황이다. 트럼프를 버리고 상하원의 과반을 유지하자는 전략이다. 이런 상황에서 클린턴이 어느 정도 민주당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 줄 수 있는지가 주목된다. 특히 박빙인 뉴햄프셔,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와 미주리가 관건으로 보인다. 위스콘신, 인디애나 그리고 일리노이에서는 민주당 후보들이 압도적인 상황이다. 선거날까지 두고 봐야 하겠지만 클린턴의 후광효과가 관건으로 보이는 상원 선거에서 이번 FBI 재수사 발표는 민주당 후보들에게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한가지 긍정적인 결과가 있다면 미국선거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말하던 부정선거론에 대한 신뢰도가 그만큼 떨어진 셈이다. 대선을 앞두고 미국 정치는 점점 더 깊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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