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개통 수서發고속철 시승

3분30초만에 地上 탈출 가능
全구간 내진 1등급 설계시공


‘화재나 지진이 발생해도 안전할까?’

오는 12월 초 개통을 앞둔 수서발 고속철도(SRT) ‘영업 시운전’(사람을 태우고 시범운행하는 것)이 1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2일 국토교통부 출입 기자단을 대상으로 시승식이 열렸다.

이날 오전 10시12분 수서역을 출발한 목포행 SRT는 출발 2분 만에 지하 40~50m에 위치한 터널 안으로 진입했다. 세계에서 3번째로 긴 터널로 길이가 52.3km에 달하는 국내 최장 율현터널이다. SRT 개통을 위해 수서~평택 간 61.1km의 수도권 고속철도가 새로 깔렸는데 구간의 86%가 이 터널을 관통한다. 이로 인해 KTX와 달리 외부 풍경을 감상하며 가긴 어려웠다.

SRT는 화재나 지진 대비 등 안전성 확보가 관건일 것으로 보였다. 평택까지 운행 구간 대부분이 긴 지하 터널을 지나는 만큼 비상 상황 발생 때 대형 참사가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고속철도 건설 내내 이런 지적이 이어진 바 있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열차와 터널 내 모든 시설에 난연재(難燃材·불에 잘 타지 않는 재료)를 설치했다. 지난 9월에는 율현터널 안에서 화재가 발생해 열차가 멈춘 시나리오에 맞춰 비상대응 훈련을 벌이기도 했다.

SRT 운영사인 SR은 2.3km마다 승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수직구 16곳, 소방차 등 구난 차량이 들어올 수 있는 진입로 4곳 등 대피 가능 통로 20개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만약 불이 날 경우 승객들은 대피통로로 이동하게 되고 유독가스를 막는 방화문이 작동하며, 선로와 대피통로가 차단된 상태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탈출하게 된다. 각 대피통로에는 61대의 제연 및 배연 설비가 설치돼 있다.

SR 관계자는 “수직구 근처에서 열차가 정차하면 3분30초만에 지상으로 탈출이 가능하고 다른 곳이더라도 3~20분이면 빠져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진 발생에 대비해서는 전 구간을 내진 1등급(리히터 규모 6.0 수준)을 적용해 설계·시공했다. 또 수서역, 용인역, 지제역 등 SRT 정거장 3곳에 지진감시설비를 설치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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