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님, 남한에서 유효표의 78%, 북한에선 71%를 획득하셨습니다. 총투표인 4940만 명 중 74%인 3670만 표로 연방대통령에 당선되셨습니다.”
“수고했어.”
“오늘 오전 10시에 당선증을 교부합니다, 후보님.”
“유 실장이 대신 받도록.”
“알겠습니다. 당선증 교부와 동시에 연방대통령 직무가 시작됩니다. 인수위원회는 10시 정각에 가동하겠습니다.”
“알았네.”
“그럼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서동수가 핸드폰 전원을 껐을 때 옆에 누워 숨을 죽이고 있던 하선옥이 몸을 붙였다.
“결과가 어떻게 됐어요?”
“전체 투표인의 74%.”
“축하드려요.”
“고맙다.”
서동수가 풍만한 알몸의 하선옥을 마주 안았다. 2017년 12월 16일이다. 서동수의 가슴에 볼을 붙인 하선옥이 더운 입김을 뱉으면서 말했다.
“워싱턴은 지금 오후 1시 반이네요.”
서동수는 어젯밤 푸틴, 김동일과의 파티가 끝난 뒤 저택에서 기다리고 있던 하선옥과 만난 것이다. 유병선이 서울에서 서동수 대리인 역할로 당선증을 받고 이미 조직돼 있는 인수위원회를 가동하는 동안 하선옥이 비서실장 대리를 맡는다. 서동수가 하선옥의 허벅지를 애무하며 말했다.
“그렇군. 크램프도 개표 결과를 보고 있겠구먼.”
크램프는 지난달에 당선된 미국 대통령이다. 하선옥이 서동수의 허리를 두 팔로 안으면서 말했다.
“크램프는 후보님이, 아니, 대통령님이 푸틴과 만난 것을 보고받았겠지요?”
“그랬겠지.”
“전화를 해주시면 기뻐할 텐데요.”
머리를 든 서동수가 하선옥을 내려다보았다. 머리칼이 이마에 흩어졌고 화장기가 지워진 얼굴이었지만 아름답다. 서동수가 하선옥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상반신을 일으켰다.
“크램프에게 전화 신청을 해.”
“예, 대통령님.”
벌떡 일어선 하선옥이 시트로 몸을 감싸더니 전화기를 찾아 쥐었다. 하선옥이 비서실에 지시하는 동안 서동수는 옷을 찾아 입었다. 화장실에서 양치질을 하면서 서동수는 크램프에게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 궁리했다. 연방대통령에 당선되는 순간에는 러시아 대통령 푸틴과 함께 있었다. 그리고 당선 후의 첫 전화는 미국 대통령 크램프와 하는 것이다. 이것이 강대국에 대한 예우 차원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서동수는 찬물로 입을 헹궜다. 수건으로 입을 닦으면서 화장실을 나왔을 때 하선옥이 전화기를 감싸 쥐고 다급하게 말했다. 눈을 치켜뜬 것이 잔뜩 긴장한 표정이다.
“크램프 대통령이십니다.”
빠르다. 신청한 지 20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미국 대통령이 전화를 받다니, 서동수는 대한연방의 위상을 처음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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