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포기 내치에 한하는 것”
“고도의 정치행위에 다 포함”


박근혜 대통령이 여야가 협의 추천한 국무총리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전달하면서 외치에서의 2선 후퇴가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총리 인선을 여야에 맡기겠다는 것은 사실상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요구해온 거국내각을 수용하는 것이고, 이 경우 외교·안보·국방을 축으로 하는 외치 영역에서의 2선 후퇴가 가능한지에 대한 문제가 남는다.

노태우정부 임기 말인 1992년 대선 관리를 위해 두 달짜리 거국내각을 운영한 적은 있지만 지금과는 사뭇 다른 상황이어서 박 대통령과 정치권은 그야말로 지도에 없는 길을 가야 하는 형국이다. 사실 거국내각은 헌법적인 근거가 없어 그 개념 자체가 뚜렷하지 않다. 특히 외치의 2선 후퇴가 논란을 낳는 것은 헌법상 규정된 군 통수권 조항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는 대통령의 2선 후퇴가 하나의 정치 행위이듯 총리의 대통령 권한 전적 위임 역시 고도의 정치 행위로 문제 될 게 없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 경우 2선 후퇴는 대통령이 내치는 물론 외치에 관해서도 권한을 완전히 포기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또 다른 전문가들은 어떠한 정치 행위도 헌정 질서를 무시할 수는 없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즉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규정하는 군 통수권자이며 이는 양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74조 1항은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군을 통수한다’고 되어 있다. 외치에서의 2선 후퇴는 그 자체가 대통령의 군 통수권 포기라는 점에서 헌법 위배라는 것이다.

헌법학자인 김상겸 동국대 교수는 “거국내각은 정치적 합의에 불과할 뿐 헌법적 결정은 아니다”면서 “궐위나 탄핵소추로 인한 권한 정지 상태가 아닌 대통령은 언제든지 군 통수권을 비롯한 헌법적 권한을 주장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따라서 박 대통령의 2선 후퇴는 외치를 포함한 것이냐 혹은 내치에 국한한 것이냐를 놓고 논란을 부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야권은 “대통령 2선 후퇴와 거국내각 자체가 고도의 정치 행위인 만큼 대통령의 권한을 모두 총리에게 넘기는 것은 피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고, 여권은 “군 통수권 이양은 대통령 궐위 시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할 때 이외에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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