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연방 국방부 장관에 내정된 강동필은 78세, 20여 년 전 육군 소장으로 예편했다. 잘나가던 강동필이 예편한 이유는 그 당시 북한을 주적(主敵)에서 빼야 한다는 청와대 안보수석의 강의를 듣다가 격렬하게 항의했기 때문이다. 국방장관, 참모총장을 비롯해 100여 명의 장군이 모인 자리였다. 육본 작전부장이었던 강동필은 일주일쯤 후에 예편했고 그 후로 공부하고 책만 썼다. 야전군 출신이어서 예편한 후에는 군사 전략에 관한 공부만 했다. 강동필이 현(現) 국방장관 오준병과 함께 북한의 무력부장 김철을 만났을 때는 오후 3시쯤, 취임식 사흘 후다. 장소는 평양 주석궁의 소회의실 안, 강동필과 오준병이 평양으로 온 것이다. 김철도 장군들을 대동하고 있었으므로 양측은 장방형 테이블에 20여 명이 둘러앉았다. 이윽고 인사가 끝났을 때 김철이 말했다.

“이제 남북연방이 되었으니 북한은 연방정부에 핵을 넘깁니다.”

김철의 눈짓을 받은 옆자리의 보좌관이 서류를 강동필 앞으로 밀어놓았다. 딱 1부다. 강동필이 서류를 받자 김철이 말을 이었다.

“극비여서 1부만 작성했습니다.”

어깨를 편 김철이 얼굴을 펴고 웃었다.

“이제 핵은 우리 대한연방의 자산이 되었습니다.”

김철이 ‘우리’라는 단어를 강조했고 그것을 들은 남한 측 장성들의 표정도 부드러워졌다. 강동필이 서류를 펴자 옆에 앉은 오준병도 몸을 조금 기울여 그것을 보았다. 그리고 둘이 동시에 숨을 들이켰다. 핵이 있다. 실체가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평양과 원산, 나진, 의주까지 4곳에 총 200여 기의 핵미사일이 배치되어 있다. 특히 원산과 나진에는 사정거리 6000㎞의 무수단 50여 기가 배치됐다. 사정거리 1500∼2000㎞까지의 대포동 1호, 3500∼6000㎞까지의 대포동 2호에도 핵탄두를 장착했고 핵미사일 숫자는 200여 기, 엄청난 양이다.

“이, 이런…….”

강동필이 반쯤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고 오준병은 숨도 쉬지 않았다. 현실을 본 충격 때문이다. 그때 김철이 말을 이었다.

“각 부대에 지시를 내릴 테니 연방정부에서 핵을 접수하시지요.”

“예, 접수하겠습니다.”

강동필이 입을 다물고는 심호흡을 했다.

“핵 개발하느라고 애쓰셨습니다.”

“죽기 살기로 했지요.”

김철이 혼이 났다는 표정으로 머리까지 저었다.

“핵이 없었다면 이렇게 북남이 대등하게 연방으로 통일이 되었겠습니까?”

“에이, 그럴 리가요?”

강동필이 쓴웃음을 지었다.

“우리가 북침이라도 했을 거란 말입니까? 그럴 리가 없지요.”

따라 웃은 김철에게 강동필이 말을 이었다.

“연방군 재편성에도 협조해 주시길 바랍니다.”

“당연하지요.”

김철이 웃음 띤 얼굴로 말을 이었다.

“연방정부로 핵까지 다 인계한 마당에 무슨 협조를 못하겠습니까?”

“오늘부터 북한군 각 부대로 주·부식이 지급됩니다.”

“빠르군요.”

“연방군이 재편성될 때까지 북한군은 남한군과 같은 봉급과 수당, 같은 대우를 받게 될 겁니다.”

강동필이 북한군 장성들을 둘러보며 웃었다.

“대한연방군은 세계 최강군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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