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다 하지만 입증하라”제시
‘레이건 대외정책이 모델’의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5대 대통령 당선자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핵 협상에 들어갈 경우 초고강도 ‘검증(verification)’을 통해 북한을 압박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트럼프가 북핵 문제에 어떤 접근을 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10일 떠오른 가운데 트럼프는 그동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협상도 배제하지는 않지만 ‘선언성 협상은 없다’는 원칙을 추구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가 북핵 해법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을 언급하지 않아 대북정책이 불확실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지만, 선거유세 과정에서 트럼프는 핵 협상에는 초고강도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펼쳐왔다.
특히 트럼프는 이란 핵 협상을 총체적인 실패라고 규정하면서 “이란이 협상에 나서도록 만든 제재를 2배, 3배로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 같은 트럼프의 인식은 북한 핵 협상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자서전(불구가 된 미국·Crippled America)에서 “믿는다 하지만 입증하라”는 문구를 핵 협상의 원칙으로 내세웠다. 이는 구소련을 붕괴로 이끈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대외정책을 모델로 삼겠다는 의지인 것으로 파악된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서기장과의 군축협상에서 이 같은 문구로 군축협상에 임했다.
미국이 북한과 핵 협상에 들어가려면 트럼프 행정부가 꾸려지고 대외정책 입안이 이뤄지는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핵 협상에 이르는 과정도 험난해 미국과 북한은 상당한 기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우여곡절 끝에 북한과 핵 협상에 들어가면 트럼프는 1978년 12월 미·소간에 체결된 중거리 핵미사일 폐기 조약(INF)을 협상의 교과서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미국은 소련을 압박해 △기초사찰 △폐기사찰 △폐쇄사찰 △불시사찰 △상주감시까지도 관철시켰다. 물론 북한과의 핵 협상은 군축협상 형식으로 진행되지는 않겠지만 트럼프는 북한에 완전한 핵 폐기 검증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제교 기자 jklee@munhwa.com
관련기사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