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전략적 인내’서 전환
“불량국가엔 엄청난 제재”공언
‘초강경 압박→ 군사대응’고려
“김정은 미치광이 같다”발언
‘北 레짐체인지’ 암시일 수도
트럼프 외교자문 후크스트라
“韓·美, 강한 우정 유지할 것”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의 북핵 및 대북정책은 압도적인 세계 최강 군사력을 토대로 ‘힘의 외교’를 구사하면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양자택일(all or nothing)’을 강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핵미사일로 미국이 위협에 나설 경우 정권붕괴를 각오해야 한다는 의미다. 트럼프의 대북정책은 민주당 버락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과는 명확히 선을 그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가 선거 기간 중 김 위원장을 ‘미치광이(maniac)’라고 평가하면서도 ‘햄버거 대화’를 언급한 것은 대화 실패 시 북핵시설 정밀타격 군사적 옵션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신호라는 분석이다.
◇대북압박과 대화의 병행 = 트럼프는 불량국가를 협상으로 나오게 하려면 엄청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어 북한에도 동일한 원칙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2000년 개혁당 후보 출마 당시 펴낸 저서 ‘우리에게 걸맞은 미국(The America We Deserve)’에서 북한 영변 핵원자로 시설에 대한 정밀타격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핵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협상이 실패할 경우 북한에 실질적 위협을 주기 전에 이 같은 무법자들을 겨냥한 정밀타격을 지지한다”며 “북한의 핵 협박과 미국 인구의 파괴를 막을 수 있다면 대통령으로서 재래식 무기를 이용해 북한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명령을 내릴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창준 전 미 공화당 연방의원은 “트럼프는 오바마 행정부보다 수백 배의 압박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심지어 마지막 카드로 북핵시설을 파괴하는 정밀타격도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 미치광이 발언은 레짐체인지 의미 = 트럼프가 대선 과정에서 “김정은은 미치광이 같다. 미쳤거나 천재 둘 중 어느 한쪽”이라며 “사실 그는 아버지(김정일)보다 더 불안정하다고 한다. 김정은과 비교할 때 아버지는 상대적으로 더 나았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이춘근 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인들이 누군가를 ‘미쳤다’고 하는 것은 없애겠다는 뜻”이라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구소련을 ‘악의 제국’이라고 한 것과 부시 전 대통령이 이라크와 이란·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언급한 뒤 미국의 외교가 바뀐 점은 의미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정책 비전과 대선 구호(어떻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인가)를 담은 대선 출사표 성격의 저서 ‘불구가 된 미국’에서 외교정책 접근법과 관련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토대로 미국과 협력하는 국가에는 보상하고, 협력하지 않는 국가는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한·미 동맹 미래 = 트럼프는 한·미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동맹의 의무와 책임을 강조하면서 대북협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10일 “트럼프가 북핵에 반대하고, 북한의 정권 시스템에 반대했으며, 핵 포기 및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대화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트럼프의 외교자문역 가운데 한 명인 피터 후크스트라 전 하원 정보위원장은 9일(현지시간) 한미경제연구소(KEI)를 통해 배포한 짤막한 성명을 통해 “양국은 현재 강력한 안보·경제관계를 맺고 있다”며 “트럼프 당선자는 한·미 두 나라 간의 강한 우정을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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