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잊힌이들 잊지않을것”
反세계화·反이민 정책 기조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며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트럼프를 백악관으로 향하게 한 저학력 백인 노동자들의 분노가 미국은 물론 세계 질서를 바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선 기간 내내 트위터를 통해 선거운동을 벌였던 트럼프는 9일 당선 후 트위터를 통해 “정말 아름답고 중요한 밤이었다! 잊힌 이들이 결코 다시는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가 대통령 당선 후 첫 번째로 남긴 이 트위트가 그의 승리 원동력을 설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가 언급한 ‘잊힌 이들’은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세계화의 흐름과 대도시 중심 진보 가치관 사회에서 외면당한 인물로 백인 노동자들이 중심이다.

실제로 트럼프는 세계화 이후 쇠락한 중서부 공업지대 러스트벨트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민주당의 텃밭인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까지 가져왔는데 이곳은 저학력 백인 노동자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대선 직전까지 지지율 격차 1%포인트대의 치열한 접전이 펼쳐진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트럼프는 대졸 미만 백인 남성에게 각각 69%, 78%의 압도적 지지를 받기도 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들의 분노를 바탕으로 당선된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를 기조로 정책을 바꿔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향후 국정 운영에 있어 이들을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반(反)세계화, 반(反)기득권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대선 캠페인 기간에 “월가와 결탁한 기득권 정치의 폐해로 여러분의 삶이 힘들어졌다”며 기성 주류 정치권과 기득권층을 개혁, 중산층을 살리겠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더불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기득권의 결정에 따른 역사상 최악의 협정으로 평가하며 재협상을 제시해 표심을 잡았다.

반(反) 이민 정책 역시 미국의 중요한 정책 기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백인 유권자들은 히스패닉의 성장과 불법 이민자 유입으로 자신의 일자리가 빼앗긴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데, 트럼프는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쌓아 불법 이민자를 막겠다는 과격한 공약으로 지지를 얻었다.

‘미국 우선주의’ ‘고립주의’는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질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은 지난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고립주의 기조가 강화되는 추세에서 반(反)이민, 반(反)세계화를 표방했던 ‘트럼피즘’이 세계 최강대국의 정권을 잡으며 세계가 폐쇄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 사설에서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이어 나온 트럼프의 승리는 자유주의적 국제사회 질서에 또 다른 중대한 타격으로 보인다”고 평가했고, 블룸버그 역시 민족주의적 움직임의 부상에 이은 트럼프의 승리는 “서방 해체의 신호”라고 지적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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