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각세웠던 공화 주류
“엄청난 업적”… 화해 시도에도
백악관·의회 불편한 동거 전망


예상을 깨고 미국 대선 당선이란 이변을 이뤄낸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국가 단합’을 요청했다. 대선 기간 중 트럼프의 돌출 발언 등을 이유로 거리 두기를 해왔던 공화당 주류파는 트럼프와의 관계 회복을 적극 시도하고 있지만, 백악관과 미 의회의 불편한 동거도 전망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9일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에 대해 “우리 미 국민은 그가 성공하고 단합해서 국가를 잘 이끌길 성원한다”며 “우리는 한 팀이며, 우리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아니라, 미 국민과 애국심을 우선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새벽 트럼프 당선자에게 축하전화를 한 사실을 전하고, “‘우리는 미국에 최선인 것을 원한다’는 트럼프 당선자의 말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이 나라에 필요한 것은 통합, 포용, 우리의 제도와 서로에 대한 존경심”이라며 “트럼프 당선자가 이런 정신을 갖고 전진하길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0일 트럼프와 백악관에서 회동하고 대통령직 인수인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정권이 넘어가는 만큼 오바마 정부의 정책들이 대거 백지화되는 등 불협화음이 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8년 전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대통령과 나도 현저히 다른 점이 있었지만 매끈하게 정권 인수인계가 이뤄졌었다”고 말했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과 조지 H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 등 공화당 주요 인사들도 공화당에 정권을 되찾아 준 트럼프에게 일제히 축하를 보냈다. 라이언 의장은 이날 위스콘신주 제인즈빌 연설에서 “트럼프는 많은 사람이 결승선을 넘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트럼프가 엄청난 정치적 업적을 끌어냈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또 “트럼프가 1984년 이후 위스콘신주에서 승리한 첫 공화당 대선 후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우리는 공화당의 정치 의제를 실천하기 위해 즉각 함께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당선과 상·하원 장악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내부 분위기는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초 ‘대선후보 0순위’로 꼽히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등 공화당의 주류 정치인들은 트럼프를 ‘아웃사이더’라고 폄훼했으나 경선에서 모두 참패했다.

대선 과정에서도 공화당은 트럼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았다. 오히려 대선과 동시에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에 트럼프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판단해 일부 공화당 의원과 주지사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맞서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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