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축하전화 했지만
패배고통 상당히 오래 갈 것”
일부州선 反트럼프 과격시위


이번 미국 대선에서 전체득표율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보다 앞섰음에도 불구하고 백악관 문턱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던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승리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역전패를 당한 만큼 “패배의 고통이 오래갈 것”이란 아쉬움도 토로했다.

AP통신은 9일 클린턴이 뉴욕 맨해튼의 뉴요커호텔에서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딸 첼시 등과 함께 단상에 올라 선거 결과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클린턴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트럼프에게 축하한다는 전화를 했다. 우리는 이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이 느끼는 절망감을 나도 느낀다. 고통스럽다. 이는 상당히 오래갈 것”이라면서도 “곧 누군가가 유리천장을 깰 것”이라고 밝혔다. 가족에게도 고마움을 표했고, 지원 유세에 함께해 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부부 등의 지지자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미국사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 것이란 기대를 모았던 클린턴은 예일대 로스쿨에서 만난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아칸소주 법무부 장관을 거쳐 주지사, 대통령에 재임하기까지 갖은 시련에도 불구하고 남편 옆을 지키며 ‘일하는 퍼스트레이디’라는 명성을 얻었다. ‘르윈스키 스캔들’로 인한 탄핵 파문 이후에도 당당하게 영부인 최초로 뉴욕주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상원의원직을 지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1기 행정부에서 국무장관까지 역임, 주요정당 첫 여성 대선 후보라는 유리천장까지 깼다.

클린턴의 정치에 대한 관심은 어릴 때부터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1947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중산층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16세 때 벌써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 배리 골드워터의 선거캠프에서 일할 만큼 일찍 정치계에 뛰어들었다. 명문 웰즐리여대 정치학과에 진학한 이후엔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사건과 베트남 전쟁, 여성 인권 운동 등의 영향을 받아 민주당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한편 클린턴의 지지자들은 9일 트럼프가 당선된 데 불만을 표시하는 시위를 미국 곳곳에서 벌였다. 캘리포니아주에선 500여 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트럼프는) 나의 대통령이 아니다”는 구호를 외치는가 하면 오클랜드에서는 시민들이 트럼프의 모형, 쓰레기통에 불을 붙이는 등 과격한 행동을 보였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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