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여성이어서 패배
美, 女대통령 맞을 준비안돼
젊은여성 정치참여 계기
장기적 관점선 손실 아냐”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선 패배 일부 원인은 분명 클린턴의 젠더(성)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세라 스나이더(여·사진) 미국 아메리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9일 문화일보와의 긴급 인터뷰에서 우세가 점쳐졌던 클린턴의 패배에 대해 “이번 선거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냐 아니냐에 대한 국민투표적 성격이 있었다”면서 “여성관이 다른 공화당의 남성 후보에 대해 여성 대통령을 불편하게 생각했을 유권자들이 열광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나이더 교수는 “이번 대선은 더 많은 젊은 여성들을 정치로 끌어들인 계기가 됐고, 장기적 차원에서는 손실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몇몇 잠재력 있는 여성 정치인들이 있지만, 당분간 최초 여성 대통령이 배출될 것이라는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스나이더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여성관에 대해서는 “확실히 성차별주의자로, 미국의 대외 인권정책도 후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나이더 교수는 브라운대를 졸업한 뒤 런던대 석사·조지타운대 박사를 취득했으며, 냉전과 인권운동·인권정책을 전공한 외교사학자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에 대해 평가한다면.
“친지 중 한 명이 아침에 문자를 보내와 ‘트럼프 승리는 1960년대 닉슨 대통령 당선과 같은 의미냐’고 물어왔다. 하지만 난 역사가로서 어떤 유사한 사례를 쉽게 찾지 못하겠더라. 1948년 대선에서 해리 트루먼 대통령 당선이 가장 예상 밖이었는데, 당시 다른 후보가 승리를 선언하는 유명한 사진이 신문에 실렸을 정도다. 당선 전 공직에 봉사하지 않았던 대통령들이 있었지만, 전쟁 영웅 등이었다. 트럼프를 최초의 ‘아웃사이더’ 대통령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대통령인 것은 사실이다. 일부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들지만, 레이건 전 대통령은 분명 당선 전에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역임했다는 점에서 다르다.”
―트럼프 당선 원인은 무엇인가.
“트럼프 당선은 변화된 미국 사회를 반영한 것으로 본다. 상당수 사람들의 이런 변화 요구와 걱정(anxiety)을 트럼프가 간파해서 잘 활용했다. 분노한 백인 남성들이 기본 지지자들이지만, 트럼프는 몇 개 주에서 이 핵심층을 넘는 지지자들의 표를 받았다. 단순히 분노한 백인 남성들만으로는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
―성·인종차별적 사고를 가진 대통령이 취임하면 미국 외교정책에서 인권 문제는 후퇴할 것으로 보는가.
“인권 문제뿐 아니라 여러 정책 차원에서 미국 외교정책은 후퇴할 것이다. 그 방향이 미국의 이익에 유리한 쪽은 아닐 것이다. 미국 의회와 비정부기구(NGO) 등은 여전히 인권 문제를 제기하겠지만 대통령은 인권 문제에 관심이 덜할 것이며, 미국 전체 사회는 당분간 이 문제에 침묵할 가능성이 높다. 1980년대 레이건 전 대통령도 인권 문제에 관심이 없었지만, 결국에는 정책을 변경했다. 인권 문제가 경시되겠지만, 시민사회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
―미국 내부적으로도 트럼프가 불법이민자를 추방한다면 상당한 인권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국내적으로 상당한 분열과 혼란이 예상된다. 이런 혼란은 외교정책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가 공약한 일부 정책들을 어떤 방식으로 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일부 정책은 집행에 있어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도 있다.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가 어떻게 할지는 더 봐야 한다. 또 새로운 대통령은 외교 경험이 전혀 없기 때문에 누가 트럼프 행정부의 국무장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될 것인지가 매우 중요하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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