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내사뒤 묵인땐 직무유기
롯데수사정보 유출 땐 비밀누설
의혹 많은데 강제수사 착수못해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검찰은 10일 현재도 우 전 수석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국정농단 개입 혐의를 받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문고리 3인방’ 전원이 강제 수사 대상이 된 것과 크게 대비된다. 법조계에서는 증거 인멸을 막기 위해 우 전 수석에 대한 휴대전화 압수, 자택 압수수색 등이 더 늦기 전에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의 수사 의지 여부가 논란이 되는 사이, 우 전 수석 관련 의혹은 늘어가고 있다. 지난해 우 전 수석이 이끌던 민정수석실은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47)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정부부처 일감 수주와 관련한 이권 개입과 문화체육관광부 고위직 인사 개입 등에 대한 내사를 벌여 일부 비위 단서를 적발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의혹대로 우 전 수석이 차 씨 비위 사실을 알고도 그냥 넘어갔다면, 직무유기 혐의로 처벌된다.

아울러 K스포츠재단이 롯데그룹에서 받은 70억 원을 검찰 압수수색 하루 전날인 지난 6월 9일부터 13일까지 계열사별로 되돌려준 것과 관련, 우 전 수석이 수사정보를 흘려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K스포츠재단 관계자로부터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롯데에 돈을 되돌려주라’고 연락해 왔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안 전 수석은 수사정보를 직접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아 민정수석실로부터 관련 정보를 받았을 개연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우 전 수석이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수사를 받을 수도 있는 대목이다.

법조계에서는 연일 제기되는 우 전 수석의 국정농단 개입 의혹 확인을 위해 검찰이 하루빨리 강제수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롯데 압수수색 전후 안 전 수석과 연락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고, 우 전 수석 자택 등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은 여전히 “제기된 모든 의혹은 다 살펴보고 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9일 기자간담회에서 “계속 말씀드리지만, 의혹이 있고 혐의가 있으면 수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법조계 관계자는 “특별수사본부 내 ‘우병우 전담팀’이라도 꾸려 적극 수사해야 할 판에 검찰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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