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서에 ‘대법원 서기가 꿈’ 밝혀
트럼프 ‘후보 20명에 포함’ 발표
WSJ “뛰어난 선구안 다시 확인”


미국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거물들이 대부분 이번 미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지지를 밝혔을 때, 페이팔 공동창업자 겸 페이스북 이사인 피터 틸(사진)은 유일하게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를 지지했다. 트럼프가 당선을 확정한 현재 차기 정부가 수립된 후 틸은 미국 대법관에도 오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 “트럼프의 예상을 뒤집는 승리는 그의(틸) 베팅이 얼마나 정확한지를 보여주는 또 한 번의 계기가 됐다”며 “틸이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용될 것인지에 많은 이의 관심이 쏠려 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트럼프가 대선 후보로 확정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틸은 찬조연설을 했고, 125만 달러의 후원금을 내 실리콘밸리의 비난을 한몸에 받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당선과 함께 틸의 입지도 단번에 역전됐다. 스탠퍼드 로스쿨을 졸업한 그는 저서 ‘제로 투 원’에서 한때 자신의 꿈은 대법원 서기가 되는 것이었다고 적은 바 있다. 이제 그는 서기가 아니라 대법관이 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가 차기 대법관 후보로 발표한 20명의 잠재적 후보군에 틸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틸은 일찍이 IT업계에서 투자를 통해 자신의 예지력을 발휘한 바 있다. 페이팔을 공동창업했던 틸은 이후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기업인 팰런티어의 공동창업자로 참여했다. 현재 이 기업의 가치는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

그는 또 벤처투자회사인 파운더스 펀드를 만들어 에어비앤비, 스포티파이 등의 초기 투자에 관여해 엄청난 돈을 회수했다. 보유자산이 27억 달러(약 3조600억 원)로 평가되는 틸은 페이스북의 첫 외부 투자자일 뿐 아니라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성공적인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로 평가되는 Y 컴비네이터에도 파트너로 참여하는 등 벤처투자업계의 큰손이자 선구안이 뛰어난 벤처투자가(VC)로 알려져 있다.

틸은 원래 트럼프가 아니라 론 폴 전 텍사스 하원의원을 지지했다. 그러나 그가 경선에서 탈락한 후 트럼프 지지로 돌아섰다. 틸은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후 축하성명을 통해 “그는 정말로 어려운 일을 해냈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이 나라의 많은 문제점을 대면해 왔고, 이제 이를 모든 노력을 다해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박준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