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가 ‘트럼패닉(트럼프+패닉)’에 떨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 특유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뉴욕 월가가 그를 ‘불확실성 사나이(Mr. Big Uncertainty)’라고 부를 정도다. 불확실성은 경제의 맹독이다. 트럼프 당선이 한국 경제에 ‘핵폭탄급’ 악재가 될 공산이 커지는 이유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미 대선 직후 출렁댔던 유럽·미국 증시가 9일 상승세로 마감됐다. 하지만 외부 변수에 취약한 한국 등 아시아 주식·채권·환율 시장은 한동안 요동칠 게 자명하다.

더 심각한 건 트럼프가 보호무역주의 맹신자라는 점이다. 그가 선거 내내 주창해온 극단적 고립주의를 실제 정책으로 현실화하면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 경제에 분명 치명타다. 지금도 우리 경제는 생산·소비·투자가 동반 감소하는‘트리플 쇼크’ 속에 경제 리더십 공백까지 겹친 초비상 상태다. 당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걱정이다. 트럼프는 한·미 FTA는 ‘재앙’이라며 줄곧 전면 개정을 주장해왔다. 지난해 338억5000만 달러의 대미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우리로선 보통 문제가 아니다. 이 마당에 영국이 EU 회원국과 급격하고 강한 단절의 길을 택하는 ‘하드 브렉시트’ 리스크까지 불거질 태세다.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 돌풍이 몰아닥칠 개연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여기에 12월 미 금리 인상까지 단행되면 한국 경제는 그야말로 되돌릴 수 없는 최대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트럼프 리스크’는 우리 하기에 따라 약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독이 될 요인이 훨씬 더 많다.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임종룡 부총리 지명자는 좌고우면 말고 경제만 바라보고 이에 총력(總力) 대응해야 한다. 공직자로서 ‘마지막 애국’이라는 각오로 달려들어야 한다. 사심없는 긴밀한 협조는 필수다. 매일이라도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경제에 드리워진 안개를 하나씩 걷어내야 한다. 불확실한 경제 사령탑을 확실히 해주는 정치권 책무도 더 절박해졌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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