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시선이 미국 대선에 집중된 가운데 중국 매체들도 속보를 전했다. 그러나 각 매체들의 톱 뉴스는 여전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관련한 뉴스로 채워지는 등 당국은 미 대선 보도 자제를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영 매체들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 소식을 전하면서도 혹평하며 민주주의 선거 제도를 비방하고 나섰다.

10일 복수의 중국 매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국이 모든 언론 매체와 뉴스포털사이트에 미 대선 투표의 생중계나 실시간 보도를 하지 말고 과도한 보도를 피하고 대선 기간 동안 스캔들과 정치적 비방에 대해 ‘깊이 있게 비판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대선 개표가 진행 중이던 9일과 중국 뉴스포털인 펑황왕(鳳凰網)과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微信·위챗)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미 대선 투표 관련 생중계는 차단됐다. 9일과 10일 모두 텅쉰왕(騰迅網·QQ.com)과 신랑왕(新浪網·시나닷컴), 소후(搜狐), 왕이(網易·NetEase), 바이두(百度)뉴스 등 주요 뉴스 포털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근 발언이 톱뉴스 자리를 차지했으며 미 대선에 대한 뉴스는 두 번째, 심지어 세 번째로 밀렸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지난 7일 논평에서 미 대선이 혼탁하고 무질서하다며 미국이 경제 둔화와 사회 분열에 시달리고 있으며 두 주요 정당 간 극단적 대립에 직면했다고 비판했다. CCTV는 대선이 미 사회가 얼마나 양극화됐는지를 반영한다고 보도했다. 신화(新華)통신은 선거 운동이 주요 기업과 부자들에 의해 조작됐으며 미 정치에 평등하게 참여할 보통시민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트럼프의 승리는 미국 전통 정치를 맹렬히 공격했다”는 제하의 사설에서 “트럼프 당선자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만 이긴 것이 아니고 전통적 정치 엘리트를 이긴 것으로 이것이야말로 미국판 문화대혁명”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北京)외국어대 차오무(喬木)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당국은 중국인들이 서양식 민주주의가 나쁘다고 믿게 만들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SNS와 블로그 등 온라인에서는 미 대선과 관련, 많은 중국인이 “중국이 국민직접투표로 지도자를 뽑지 않아 얼마나 다행인가”라는 글이 인기를 끌었다.

한편 시 주석은 9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전문을 보내 “최대 개발도상국과 최대 강대국인 중·미 양국이 전 세계 양대 경제체제로서 세계평화·안정을 유지하고 지구적 발전·번영을 촉진할 중요 책임을 맡고 있을 뿐 아니라 광범위한 공동의 이익을 갖고 있다”며 “나는 미·중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당선자와 함께 이런 노력을 해나갈 것을 기대하며 서로 충돌하거나 맞서 싸우지 않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나라가 상호존중하면서 협력·공동번영의 원칙 아래 지역별, 글로벌 각 영역의 협력을 넓혀 건설적 방식으로 차이점을 다루길 원한다”고 말했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
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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