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농단 몰랐다는 민정수석실

2014년 安 추천으로 靑 입성
최순실 동향 禹에 보고 가능성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최순실(60) 씨의 국정농단을 묵인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받은 가운데 민정수석실 문화·체육 분야 감찰 담당이 안봉근(50) 전 국정홍보비서관의 대학과 해병대 후배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 씨의 국정농단에 연루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안 전 비서관이 문화·체육 분야 감찰 담당자 인사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국정농단 묵인·은폐 의혹이 더 확산되고 있다.

11일 청와대에 따르면 민정수석실 소속 특별감찰반 문화·체육 분야 담당자는 6급 행정요원 김모 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수사관 출신인 김 씨는 수도권의 한 지방검찰청에서 근무하다 2014년 7월쯤 안 전 비서관의 추천으로 청와대에 들어와 지금까지 문화·체육 분야 감찰을 담당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안 전 비서관의 대구대, 해병대 후배다. 안 전 비서관은 평소 자신의 출신 대학과 군대 인맥을 잘 챙겨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씨의 국정농단 행위가 집중적으로 드러나는 시기는 김 씨가 문화·체육 분야 감찰을 맡기 시작했을 때와 일치한다. 최 씨는 2014년 8월 측근인 차은택 씨가 문화융성위원으로 위촉되는 데 영향을 미치는 등 각종 인사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최 씨는 2014년 말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삼성으로 교체하고 딸 정유라 씨에게 거액을 지원하도록 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받고 있다.

비리 혐의와 관련된 일들이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었지만, 우 전 수석 등 당시 민정수석실 관계자들은 이 같은 행위를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청와대 문화·체육 감찰 담당 실무자가 안 전 비서관과 관련된 인물로 나타나면서 최 씨 동향을 우 전 수석이나 안 전 비서관이 별도로 보고받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우 전 수석이 재직하던 시절 안 전 비서관이 민정수석실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말이 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김 씨는 ‘안봉근 라인’으로 공인된 사람이었고 일부 민정수석실 행정관들도 안 전 비서관 인맥이라는 말이 많았다”며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떠나면서 안 전 비서관이 민정수석실 인사에도 상당히 개입했으며 우 전 수석도 이에 별로 이의를 달지 않았던 상황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다른 수석실에서 민정수석실로 옮긴 일부 행정관과 사정기관 공무원 출신 일부 민정수석실 근무자가 안 전 비서관 인맥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채·김만용 기자 haasskim@munhwa.com
김병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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