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안보환경이 변한다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 폐기
대화·개입 등 ‘관여전략’거론

켄 가우스 美해군연구소 소장
“선제공격 악영향 고려해보면
관여정책, 가장 현실적 옵션”

北과 핵동결 협상 진행될땐
핵시설 사찰에만 수년 소요
北에‘시간 벌어주기’될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대북정책에 있어 버락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폐기하고 새로운 접근법을 채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북제재 일변도에서 벗어나 때론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 시도에 나서는 일종의 신 관여(New Engagement)전략을 쓸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성공한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가 본능적으로 이익을 남기는 비즈니스적 마인드를 살려 국가이익을 살리기 위해 대화와 개입이라는 관여정책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징검다리 성격의 ‘핵동결 협상’ 카드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국내외 안보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대북정책은 오바마 정부 8년 동안 북한에 대해 펼쳐온 전략적 인내와는 다른 새로운 대북모델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중국을 앞세워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보다 훨씬 더 강한 제재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분위기에 따라 제재·압박에서 벗어나 대화와 협상을 시도할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트럼프는 동맹보다도 국가이익을 더욱 중요시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제재만으로 북핵 능력 고도화를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하면 북한과 대화도 병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통령 직속 기구인 통일준비위원회가 ‘미국 신행정부 출범과 한반도 평화통일’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서도 트럼프가 협상이든 압박이든 북핵 문제에 직접 개입하는 ‘관여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켄 가우스 미국해군연구소 소장은 ‘미국 신행정부와 남북관계, 북핵 문제’ 발제문에서 “선제공격이 가지고 올 악영향을 고려할 때, 그리고 강도 높은 제재 조치가 중국에 의존하는 부분이 크고 그것이 중국의 명시적 대북정책에 반하는 것임을 고려할 때 관여정책이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옵션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북한에 대해 관여전략을 취할 경우 오바마 정부에서 소수 목소리에 그쳤던 ‘핵동결 협상’이 북한 비핵화의 중간 단계로 가동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핵동결 협상이 암묵적으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은 미 행정부가 추진하지 않았지만, 트럼프의 경우 북한 핵 문제를 풀기 위한 징검다리 성격으로 채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다만 핵동결 협상이 실제 진행될 경우 협상과 핵시설 사찰 등에만 몇 년이 소요될 수 있어 위험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는 되레 사찰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라도 협상에 빨리 나설 가능성도 있다”면서 “단, 협상 과정에서 북한이 도발할 경우 군사적 옵션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관련기사

박정경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