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핵무기 허용발언은
플루토늄 재처리 청신호지만
일단 한·미간 신협상 필요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한국의 핵물질 재처리 권한 보유에 대한 길이 열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의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포괄적으로 인정한 미·일원자력협정의 주요 내용이 2018년 7월 만료를 앞두고 연장 또는 강화될 경우 한국도 트럼프 정부에 이와 견줄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원자력협정 하에서 사실상 최대 6000기의 핵탄두를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47.8t)을 국내외에 보유, 잠재적 핵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당선자가 선거과정에서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허용 시사’ 발언을 해왔지만 실제로 한국에 핵무장을 허용하도록 정책을 변경할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발효된 한미원자력협정의 유효기간이 20년인 데다가 이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만 다루고 있기 때문에 핵물질 재처리 등을 통한 핵무장을 위해서는 별도로 미국과의 협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본 내에서도 트럼프의 부상으로 핵무장 검토에 대한 목소리가 조심스레 나오고 있으며, 강경파로 분류되는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신임 일본 방위상은 지난 8월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핵무기를 보유할 길이 원천적으로 금지된 것이 아니라는 견해를 밝혀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대로라면 트럼프 임기 중반인 2018년에 만료 시한을 맞는 미·일원자력협정에서 일본이 핵 주권을 강하게 주장하고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한국에서도 최소한 일본 수준의 핵물질 추출 권리에 대해 미국으로부터 동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질 수 있다. 트럼프 정부의 확장억제 정책의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수록 자체적인 재처리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우 지난 2015년 발효된 한미원자력협정으로 주로 경수로 연료에 쓰이는 저농축우라늄(U-235 20% 미만)을 생산할 수 있게 됐지만 고농축 우라늄 등은 금지됐다. 플루토늄 재처리의 경우 원칙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를 위해서는 한·미 간 협상이 필요하고, 플루토늄이 핵무기 개발에 전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합의에 이르기 쉽지 않다. 한미원자력협정의 유효기간이 오는 2035년까지로, 일방적 파기나 개정 요구가 사실상 어렵다.

외교소식통은 “한미원자력협정 내의 추가 협상이나 협정 재개정이 이뤄지더라도 협정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만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를 군사적으로 전용해 핵 무장을 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미국과의 협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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