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안보환경이 변한다

자국 안보는 자국 돈으로
전작권·주한미군 철수 등
방위비 협상 지렛대로 이용
한국안보 시험대 오를 우려

행정부 입각 예상 인사들
외교현안 줄줄이 압박공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내년 1월 출범 직후 한·미 방위비 분담금 증액 협상 등을 염두에 두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조기 이양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어 정부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북한 핵 위협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전작권 조기 이양을 들고나올 경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한국은 안보의 중심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서울과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에 입각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사들이 한국에 대한 주요 외교 안보 현안을 놓고 문제 제기가 시작됐다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9일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트럼프가 (임기 중) 전작권 전환을 마무리 짓고 관련 책임을 모두 한국에 넘길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백악관에서 일했던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 합류해 한반도 정책 등 아시아 정책 전반을 다룰 인사로 거론된다. 미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KEI)의 도널드 만줄로 소장도 10일 주한미군을 비롯한 국외 주둔 미군 문제에 대해 “한국 등 당사국이 협상해야 할 것이고 힘든 협상이 되겠지만 상대국 정부에도 (미군 유지에) 얼마나 기여할지에 대한 관점이 있을 것이며, 따라서 양방향 협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논의에 앞서 전작권 이양을 거론하면서 협상의 지렛대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주한미군 철수문제도 방위비 분담금 증액 협상 과정에서 연동될 수 있는 사안으로 꼽힌다. 마크 토콜라 KEI 부소장은 “트럼프는 미군을 역대 최강의 군대로 키우겠다고 이미 공언했기에 국방 예산을 충분히 마련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외국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에 들어가는 비용은 상대방 국가에서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는 저서 ‘불구가 된 미국’에서 “다른 국가들이 국방을 우리에게 의존한다면 그 나라들도 미국이 그럴 만한 역량을 갖추도록 기꺼이 도와야 하며, 미국이 제공하는 인력과 장비에 대한 대가를 기꺼이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북핵 정책이 구체화되지 않고 북한의 핵무기 실전배치가 임박한 상황에서 내년 한·미 간에 전작권 조기 전환 및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이 연계될 경우 한국의 안보가 시험대에 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외교 안보 정책자문역들이 벌써부터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 군불 때기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캠프의 선임자문역인 알렉산더 그레이와 자문역인 피터 나바로는 외교 안보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 기고문에서 “트럼프는 서울과 도쿄(東京)가 미군의 자국 주둔을 지원하는 추가적인 방법을 두 나라 정부와 단도직입적이고 실용적이며 정중하게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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