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성백제박물관 발표

백제가 조성, 고구려가 증·개축
동시기 토기조각도 함께 발견
1호도로 폭 18.6m…역대 최고


백제 유적인 서울 송파구 몽촌토성(사적 제297호) 북문 터 일대에서 4∼5세기 삼국시대의 대형 포장도로와 토기 조각이 발견됐다.

서울시 한성백제박물관은 14일 “지난 2013년부터 진행 중인 몽촌토성 발굴현장(올림픽공원 내 내성농장 부근)에서 백제가 조성하고 고구려가 증·개축한 것으로 보이는 포장도로 5기와 수혈유구(竪穴遺構·지면에서 아래로 곧게 판 굴 모양의 터) 18기, 구상유구(溝狀遺構·고랑 모양의 터) 1기 등을 확인했다. 이 중 7호 수혈유구에서는 동 시기의 직구단경호(直口短頸壺·목이 짧고 입이 곧은 항아리) 조각도 나왔다”고 밝혔다.

대형 포장도로 중 가장 큰 1호 도로는 폭이 무려 18.6m나 된다. 기존에 풍납토성 등지에서 확인된 약 13m 도로보다 훨씬 더 넓다. 흙으로 기반을 다진 위에 자갈·모래·점토로 포장한 형태로, 1개의 도로가 3개의 노면으로 이뤄진 1로(路) 3도(道) 구조다. 1호 도로는 20m 북쪽의 2호 도로와도 연결돼 있다. 2호 도로는 말각방형(抹角方形·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사각형)으로 지금의 회전교차로 같은 모습을 띠고 있다. 백제가 사용한 하층 및 중층 도로를 고구려가 증·개축하는 등 이 도로들은 총 세 차례에 걸쳐 축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성백제박물관 측은 “이런 크기와 구조의 도로는 우리나라 고대 도성 유적에서 사실상 처음 확인된 것”이라며 “특히 1호 도로는 북문 터 바깥으로 뻗어 북쪽의 풍납토성으로 연결되는 주요 도로였던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7호 수혈유구에서 발견된 직구단경호 조각은 ‘관’(官)이라는 글자가 왼쪽과 오른쪽이 바뀐 모양으로 새겨져 있는 게 특징이다. 앞서 풍납토성에서 출토된 적이 있는 ‘대부’(大夫)명 토기와 같은 종류로, 4∼5세기 한성 백제시대 양식을 대표하는 토기로 추정된다. 글자의 의미, 새겨진 방식 등에 관해서는 앞으로 고고학적 조사가 요구된다.

한성백제박물관 측은 “1980년대 마지막 발굴조사에서도 이곳에서 광구장경사이호(廣口長頸四耳壺·입구가 넓고 목이 길며 손잡이가 4개인 토기) 등의 고구려 토기들이 다수 출토돼 고구려가 이곳을 점유·활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이번 결과를 통해 고구려가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도로와 대지, 수혈유구까지 확인함으로써 이 같은 가능성을 좀 더 구체화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김인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