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별도 회의… 李 압박
새누리당은 14일 박근혜 대통령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이 성사되면서 정국 주도권을 완전히 상실한 모습을 보였다. 이정현 당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따로따로 회의를 개최할 정도로 당은 사실상 해체 상태였다. 비박(비박근혜)계는 조건부 사퇴론을 제시한 이 대표를 인정하지 않겠다며 사퇴를 종용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국가 위기 상황을 거론하며 단합을 강조했지만 야권의 반응은 싸늘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순실 게이트를 은폐하고 비호하는 데 앞장섰으며 국정농단이 한창 진행되는 시점에 청와대 수석을 지낸 이 대표와는 대화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실제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청와대에 영수회담을 제안하면서 이 대표와 단 한마디 상의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영수회담을) 누가 신청했다는 얘기는 제가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그동안 같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무를 논의했던 정진석 원내대표도 등을 돌렸다. 정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사퇴를 우회적으로 종용하며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질서 있는 국정수습을 위한 긴급 원내대책회의’를 열었다. 당연직 최고위원인 정 원내대표는 지난 7일부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데 이어, 이날부터는 아예 따로 회의를 열어 별도의 국정 수습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비상시국회의도 이날 출범했다. 황영철 간사는 “이 대표의 어제 전당대회 계획안은 일고의 가치가 없다. 즉각 철회하라는 것이 공식입장”이라고 했다. 비상시국회의는 4선 이상 중진의원들과 시도지사를 포함하는 대표자 회의 형태로 실무자 회의와 병행해 운영하기로 했으며, 야당과의 협상도 자체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다. 사실상 당에 별도 지도부가 들어선 것이어서 이미 본격적인 분당 절차에 돌입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편, 이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국가와 당이 큰 위기 상황”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애국심과 애당심으로 각자 위치에서 새롭게 신뢰받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공허한 메아리에 그쳤다. 염동열 대변인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설사 내각이 안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12월 20일까지 사퇴하겠다고 이정현 대표가 말했다”고 전했다.
김윤희·박세희 기자 worm@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