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학자들이 본 국정난국 수습 해법
헌법 ‘사고’ 해석 분분하지만
“朴 ‘의전 대통령’ 선언하면
신임 총리가 권한대행 가능”
“下野 거부하면 탄핵 소추뿐
헌재도 빨리 판결 내려야”
일각 “집회 통한 퇴진 반대”
헌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질서 있게’ 정권을 교체하는 방식이 헌법 전문가들 사이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내년 출범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정상회담을 하는 등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게 2주 연속 ‘대통령 지지율 5%’에 반영된 민심이라고 본다.
결국 국정 마비 상태의 장기화를 피하려면 단순히 책임총리가 아니라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 체제에서 조기 대통령선거를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헌법 제68조에 따라 대통령이 궐위된 때나 자격을 상실한 때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뽑게 돼 있는 규정에 따라 다양한 갈래의 질서 있는 수습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특히 헌법학자들은 대통령권한대행 체제에서 여야 합의로 조기 대선 일정을 정하고 그에 맞춰 대통령이 하야하거나, 아예 국회에서 대통령을 탄핵하고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합의로 대선 일정을 짠 경우에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면 탄핵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게 헌법학자들의 해석이다.
헌법 제71조는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권한을 대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이 규정한 ‘사고’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대해서는 학자들의 의견이 갈린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4일 “헌법상 사고는 심신상실·질병 등으로 잠시 국정 수행이 어려운 상태로, 대통령직에 복귀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강국 전 헌법재판소장은 “현재는 대통령이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사고 상태가 맞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통령 사고 상태는 물론, 사고 상태로 볼 수 없더라도 권한대행 체제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게 대다수 헌법학자의 해석이다. 박 대통령이 여야가 합의해 추천한 총리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의전 대통령’으로 남는다고 선언했을 경우 신임 총리가 권한대행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대통령 고유권한인 국군통수권·조약체결권 등까지 총리가 대행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헌법학자들이 적지 않았다.
임지봉 교수, 이강국 전 헌재소장,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신평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은 모두 “대통령이 권한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 총리가 대통령의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는 “사고로 인한 권한 대행일 경우 대통령의 고유 권한은 박탈될 수 없다”고 봤다. 국민이 뽑지 않은 총리가 1년 넘게 국정을 운영하는 것은 무리가 있기에, 조기 대선이 불가피하다는 데는 대다수 전문가가 의견을 같이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노동일 교수 등은 “여야가 조기 대선 날짜를 정하고, 그 날짜를 기준으로 60일 전에 대통령이 하야하면, 국정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치학자인 양동안(71)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는 “선거로 선출된 공직자는 중대한 범법행위가 밝혀지지 않는 한 임기가 보장돼야 한다. 군중집회 힘을 빌려 압력을 가하는 것은 법치주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박효목·윤명진·김인구 기자 soarup6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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