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일 선배님이요.” 그는 답했다.
그동안 숱한 배우들에게 롤모델을 물었다. 내로라하는 스타들의 이름이 나왔지만 ‘박해일’을 꼽은 배우는 드물었다.
그런데 찬찬히 뜯어보니 이 배우, 박해일의 초창기 모습을 참 많이 닮았다. 착하고 성실해보이는 이미지. 외적으로 보이는 뚜렷한 개성이 두드러지잔 않지만 주어진 역할을 담백하면서도 알차게 소화하는 연기력. 그리고 차분한 말투까지.
“영화 ‘국화꽃향기’의 박해일 선배님을 보며 동경했어요. 제가 감히 꿈꿀 수 없을 만큼 대단한 선배이지만 롤모델로 삼고 달려가다 보면 조금은 가까워지지 않을까요?”라고 말하는 그의 당찬 포부가 귓전에 맴돈다.
◇‘착하고 성실해보인다’, 이런 말 많이 듣지 않나.
-(웃으며)맞아요. 제게는 과분한 표현이지만, 멀리 봤을 대는 ‘믿고 보는 배우’라는 평을 듣고 싶어요. 저를 믿어야 제가 나오는 작품도 선택해주실 테니까요. 연기할 때도, 이렇게 인터뷰를 할 때도 항상 ‘솔직해지자’는 생각으로 임해요. 제가 그렇게 한다면 상대방도 제게 솔직해질 것이라 믿거든요.
◇공명이 선보인 첫 주연 드라마였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네 작품 만에 큰 역할을 맡았어요. ‘첫 주연’이라는 타이틀은 과분하죠. 제가 주어진 역할이 꽤 컸기 때문에 현장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참 많았어요. 제가 ‘배우’로 자라나는 과정에서 만난 정말 소중한 작품이에요.
◇하석진, 박하선과 이룬 3각 관계도 흥미로웠다.
-형과 동생이 같은 여성을 좋아한다는 설정이 재미있었어요. 동생인 제가 형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식이었죠. 짝사랑에 대한 슬픔을 표현해야 하는데 시청자들이 바라볼 때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막상 연기하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적으로 슬펐어요.
◇노량진 공시생의 삶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했다.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뒀나.
-우연찮게도 노량진에서 촬영을 하면서 실제 제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어요. 시간이 될 때 그 친구와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어렴풋이 그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었죠. ‘혼술남녀’를 끝낸 지금, 모든 공시생들에게 “힘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혼술남녀’ 속 공명의 캐릭터, 실제 성격과도 비슷한가.
-실제 저는 내성적이고 다소 자제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런데 실제 제모습이 아닌 캐릭터를 통해 제 안의 또 다른 모습과 성격을 꺼내는 과정이 즐거워요. 그것이 연기적으로 잘 드러날 때 느끼는 희열이 있어요.
◇공명을 대중에 알리는데 큰 기여를 한 ‘혼술남녀’가 공명에게는 어떤 의미인가.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좋은 사람을 얻었어요. 짝을 이뤘던 기범, 동영은 정말 좋은 사람들이죠. 명수현 작가님이나 감독님, 스태프 모두가 소중하고요. 좋은 사람을 얻었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몸담고 있는 서프라이즈 멤버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나.
-얼마 전에 숙소 생활을 끝냈어요. 그런데 독립을 하고 나니 서로에 대해 더 애틋해진 것 같아요. 연락도 자주하고 만나서 서로를 격려하죠. 독립 후 외로움도 더 느꼈는데, 이런 감정이 ‘혼술’이나 ‘혼밥’을 주제로 한 ‘혼술남녀’라는 드라마의 감정을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tvN ‘내 귀에 캔디’, SBS ‘정글의 법칙’ 등에 도전한다. 향후 공명이 그리는 그림을 이야기해달라.
-올 한해 드라마 ‘아름다운 당신’, ‘딴따라’, ‘혼술남녀’에 영화 ‘수색역’도 개봉했었어요. 그리고 예능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게 됐죠. 신인의 입장에서 굳이 뭔가를 가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많은 도전과 시련 속에서 정말 제가 잘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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