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금융투자 함께 협상
멕시코에도 “동참해달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긴장한 중미 3국이 미 차기 행정부의 정책에 맞서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등 국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대응할 공동 전략을 구상하겠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하는 한편, 멕시코도 이 대열에 함께해달라고 요청했다.

16일 로이터통신은 우고 마르티네스 엘살바도르 외교장관이 “트럼프 당선에 대비해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가 공동 전략을 구상하기로 합의하고 멕시코도 참여시키려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온두라스에서 회동을 가진 3국 외교부는 인근 지역 국가들이 미 차기 정부의 금융투자, 일자리, 이민 문제와 관련해 함께 협상에 나설 것을 요청하는 합의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합의문에 멕시코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세 국가는 이날 멕시코도 미 정부 공동대응에 합세하도록 요청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 외교부는 아직 요청에 대해 공식적으로 응답하지 않았다.

중미 국가 외교부 장관들은 이미 미국의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을 우려해 인적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미국 내 영사 업무를 강화하는 한편, 사회 활동가, 법률가, 비영리 재단이나 교회 지도부 등과도 접촉을 늘리고 있다. 멕시코도 이민자 추방을 우려해 자국민 보호 정책을 강화했다. 멕시코 외교부는 16일 미국 내 멕시코인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순회 영사 서비스를 강화, 24시간 무료 핫라인 전화를 개설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내 자국민을 도울 11개 항목을 발표한 멕시코 외교부는 이민자들이 여권, 출생 증명, 영사 신원 카드 등을 쉽게 발급받을 수 있도록 관련 업무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멕시코 외교부는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미 연방정부나 주정부와 대화를 더 많이 하겠다”며 “미국 내 자국민들도 갈등 상황을 피하고 행정적으로, 법률적으로 제재를 야기할 수 있는 행위를 자제하라”고 조언했다.

한편 브라질의 일란 고우지파인 중앙은행 총재가 미국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통화정책 방향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우지파인 총재는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됐다고 해서 브라질의 통화정책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인 브라질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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