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긍정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매사에 감사하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생각에 ‘감사 노트’를 기록하게 하고 있습니다.”
교육부와 여성가족부 주최로 지난 9일 열린 제4회 대한민국 인성교육 대상 시상식에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을 받은 김세영(40) 울산마이스터고 교사는 1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1인 1 감사 노트’라는 독특한 제도를 통해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았다.
감사 노트는 2012년부터 울산마이스터고에서 실시하고 있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의 하나다. 학생들이 하루를 지내면서 감사하게 생각했던 내용을 세 가지씩 노트에 적도록 했다. 이 학교 창의인성부장인 김 교사는 “사람이 살면서 긍정적인 생각과 부정적인 생각을 모두 하게 되지만 감사하다고 생각한 내용을 매일 기록하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 노트는 학생과 교사, 학생과 학부모 간 ‘소통의 장’으로도 활용된다. 김 교사는 지난 2013년 감사 노트를 통해 아버지와 제자 사이가 좋아지는 것을 보기도 했다. 김 교사는 “아이는 타지로 막노동을 다니느라 대화 시간이 부족한 아버지와 쌓인 오해가 많았다”며 “아이가 감사 노트에 ‘돈 버느라 고생하시는 아버지에게 투정만 부려서 미안하다’고 적은 것을 보고 오해가 눈 녹듯이 사라지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아버지와 사이가 좋아진 학생은 학교생활에도 적극적으로 임해 졸업 후 대기업에 취업하기도 했다.
김 교사는 학생들의 감사 노트를 보면서 오히려 자신이 많은 것을 배운다고 했다. 그는 “취업에 실패해 좌절감에 빠져 있을 줄 알았던 학생이 감사 노트에 ‘더 좋은 취업기회가 있을 것으로 믿고 더 최선을 다하겠다’고 써놓은 것을 보고 감동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취업을 최우선으로 하는 학교인 만큼 학생들이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큰데, 다른 학생들보다 취업이 늦어지는 학생들도 더 좋은 취업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하며 어려운 상황조차 감사하는 것을 볼 때 감사 노트가 학생들의 인성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이 노트를 보면서 학생들이 어떤 점에 감사함을 느끼는지 공유하고, 학생의 고민거리에 대한 해결방법을 찾기도 한다. 또 기숙사 생활을 해서 일주일에 한 번 집에 오는 이 학교 학생들의 학부모는 감사 노트를 통해 자녀의 학교생활을 파악하는 효과도 있다.
김 교사는 40년 교직에 몸담은 아버지를 따라 지난 2002년 자연스럽게 교사가 됐다. 김 교사를 비롯해 누나와 남동생 모두 교직의 길을 걷고 있다. 김 교사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길러내는 것만큼이나 인성이 훌륭한 아이들로 길러내는 것도 중요하다’는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김 교사는 임용 초기부터 학생들의 인성 교육에 힘을 썼다. 자극적인 동영상 시청에 익숙한 학생들의 정서 함양을 위해 주말마다 뮤지컬과 연극을 함께 보러 다녔다.
그는 “학생들의 체력과 인내심을 길러주기 위해 새벽 등산을 함께 가고, 아이들과 주말마다 노인요양원 등으로 봉사활동을 가는 것도 아이들의 인성교육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김 교사는 앞으로도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그는 “교사가 시간과 노력을 들인 만큼 아이들의 됨됨이가 훌륭해지는 것을 느낀다”며 “긍정적이고 배려심이 있는 학생들을 길러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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