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새 수목극 ‘푸른 바다의 전설’(극본 박지은)이 16일 포문을 열었다. 이민호와 전지현의 만남, ‘별에서 온 그대’의 박지은 작가의 귀환이라는 흥행 요소가 복합된 이 드라마는 명불허전이었다. 전국 시청률 16.4%, 수도권 시청률 18%(이상 닐슨코리아 기준)로 ‘태양의 후예’와 ‘별에서 온 그대’의 1회 시청률도 뛰어넘었다. 기대감이 여실히 반영된 셈이다.

이 드라마에서 괄목할 만한 점은 이민호의 이미지 변신이다. 그는 그동안 숱한 작품을 선보였지만 가장 대중의 뇌리에 깊이 박힌 작품은 단연 ‘꽃보다 남자’와 ‘상속자들’이다. 깎아 놓은 듯한 외모와 도시적인 이미지가 ‘재벌남’에 적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푸른 바다의 전설’ 속 그는 사기꾼이다. 능청스러운 매력으로 상대방의 혼을 쏙 빼놓고, 최면술과 마술을 부릴 때의 몸놀림은 섬세하다. 여성을 대할 때는 특유의 눈빛이 살아난다. 더 이상 재벌가 남성 특유의 고뇌와 이미지는 보이지 않는다.

‘시티헌터’에 이어 또다시 이민호와 만난 진혁 PD가 “제가 이 배우의 성장과정을 지켜봤다. 지금은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배우로서의 모습이 더 강해졌다”며 “남자답고 성숙해졌다”고 평한 이유다.

1회에서 전지현의 대사는 거의 없었다. 인어로 설정된 터라 아직 인간의 언어를 하지 못한다. 그런 전지현을 상대로 끊임없이 대화를 유도하며 캐릭터를 구축한 건 이민호의 몫이었다. 1회 대사의 70~80%가 그의 몫이었다. 적잖은 부담이었을 테지만 그는 첫 단추를 잘 뀄다. 향후 전지현이 말문을 열고 주고받는 케미스트리가 강해지면 더욱 강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 기대를 거는 이유다.

‘푸른 바다의 전설’ 2회는 17일 방송된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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