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가운데) 국무총리가 18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 리마로 출국하면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황교안(가운데) 국무총리가 18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 리마로 출국하면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 국정 전면복귀 배경·전망

“국정공백 최소화 필요” 명분
공식일정 조금씩 늘려갈 듯

경제·안보현안 챙기다 보면
주도권 회복 가능하다 판단

野 “민심에 대한 정면 도전”
주말 촛불시위 확산 가능성


박근혜 대통령이 전면적인 국정 재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국정공백 최소화’를 명분으로 자진 퇴진이나 하야는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록 검찰이 ‘최순실 사건 의혹의 중심에 박 대통령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야 3당이 공조를 통해 퇴진 압박을 강화하고 있지만 안보와 직결된 외치 현안, 경제 및 국가정체성과 관련된 내치 현안을 착실하게 챙겨나가면 결국 기존 보수 지지층의 결집과 이를 기반으로 한 국정주도권을 회복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그 첫발이 오는 22일 6주 만에 국무회의를 다시 주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와 여권에선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주재를 “국정 공백의 최소화일 뿐”이라고 하지만 야당을 중심으로 “100만 촛불 민심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공식 일정을 점차 늘리는 것은 물론, 국무회의 등을 통해서도 국민에게 고개를 숙이고 허탈감에 빠진 공직사회를 다독이는 장면도 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1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검찰 대면조사 및 특검 진행과는 별개로 ‘할 일은 해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안다”면서 “진상 조사와 탄핵 추진 여부 등은 국회와 검찰에 맡기고 정상적 국정 운영이라는 대통령으로서의 의무는 소홀히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각 수석비서관실은 최근 이 같은 박 대통령의 의지를 확인하고 국정 현안 점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대통령 스스로 수석비서관 등을 통해 현안을 챙기는 일이 잦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청와대는 한동안 보류됐던 박 대통령의 신년 연하장 제작에 나서는 등 내년 사업을 위한 작업도 다시 가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 주재에 나선 것은 박 대통령의 검찰 조사와 별개로 국정 공백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수 지지층이 조금씩 결집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 또한 박 대통령에게 다시 국정의 키를 잡아도 된다는 자신감을 부여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언제까지 야당과의 영수회담과 국회 추천 총리의 낙점을 기다릴 수만은 없다”면서 “일단 대통령으로서 정상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현재의 혼란을 수습하는 길 중 하나”라고 말했다.

현재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과 별개로 야당 역시 박 대통령의 하야만 요구하고 있을 뿐 국정 공백의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공존하고 있다. 야당은 역풍 등 여러 부작용을 우려해 헌법이 정해놓은 박 대통령의 탄핵 절차도 주저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일할 수 없고, 하야도 하지 않는 어정쩡한 위기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듯한 분위기 속에서 국정 공백 장기화를 명분으로 어물쩍 국정 운영을 재개하는 것 자체가 비판 여론을 더욱 고조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말 촛불 시위를 더욱 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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