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조사 뒤 3人 공소장 변경
시한부 기소중지 수순 밟을 듯
검찰이 최순실(60) 씨·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 핵심 3인에 대한 공소장에 박근혜 대통령의 혐의도 구체적으로 적시할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검찰의 대면조사를 계속 미루고 있지만 검찰은 이미 확보한 증거로도 박 대통령이 이들 3인과 범죄 혐의를 공모한 정황을 입증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진행한 뒤 앞서 제출한 ‘최순실·안종범·정호성’의 공소장을 변경하고 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시한부 기소중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까지 박 대통령이 대면조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그간 확보한 증거와 진술을 토대로 박 대통령의 ‘혐의’를 판단하기로 했다. 최 씨의 구속영장 만기일인 20일 최 씨와 안 전 수석, 정 전 비서관을 일괄기소하면서 박 대통령의 혐의도 분명히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미르·K스포츠재단 774억 원 기금 강제 모금 과정에서 최 씨와 공모해 안 전 수석에게 ‘지시’한 사실, 최 씨의 각종 인사·이권 개입에 관여한 사실 등에 대해 박 대통령의 혐의가 검찰이 확인한 수준에서 여과 없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피의자’로 박 대통령을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검찰은 최 씨와 안 전 수석에게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강요 혐의를, 정 전 비서관에게는 청와대 문건 유출과 관련해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박 대통령에게도 일단 이들의 혐의가 모두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본인 스스로 1차 사과 때 문건 유출에 일부 관련됐음을 인정한 만큼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고,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중심축’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제3자뇌물죄의 적용 여부는 기업들에 대한 추가 수사, 박 대통령에 대한 직접 수사 등을 거쳐 판단할 방침이다.
검찰은 박 대통령 측이 내심 검찰 조사를 건너뛰거나 ‘서면조사’ 등으로 대체한 뒤 특별검사에게만 조사를 받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 대비책을 마련 중이다. 일단 검찰은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 뒤 최 씨와 안 전 수석, 정 전 비서관의 공소장을 변경하고 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임기종료 때까지 시한부 기소중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시한부 기소중지는 범죄의 객관적 혐의가 충분해 향후 기소를 염두에 둘 때 내려지는 처분이다.
한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강제 퇴진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원동(60)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11시간 검찰조사를 받고 이날 오전 1시 40분쯤 귀가했다. 검찰은 이르면 이날 중 조 전 수석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조 전 수석이 “VIP(대통령)의 뜻”이라며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녹취록이 있어 박 대통령도 조 전 수석과 ‘공범’ 관계가 성립될 것으로 검찰과 법조계는 판단하고 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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