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상 가능성까지 겹쳐
국내금융시장 ‘트리플 약세’
보호무역·G2 갈등 심화땐
韓 수출·실물경제에 직격탄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등장한 ‘G2(미국·중국) 리스크(위험)’로 인해 한국 경제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시계 제로’ 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과 보호무역주의 등 트럼프 정책으로 인한 미국 리스크에 더해 미·중간 무역마찰 심화 가능성에 따른 중국 경제의 경착륙 리스크까지 G2 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수출 중심의 한국 실물경제가 회복하기 어려운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 후 10일부터 지난 18일까지 7거래일 동안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1.819%에서 2.132%로 0.313%포인트나 급등(채권 가격은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2000선이 무너져 1974.58까지 추락했으며 21일에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 기간 18.00원이나 급등했으며, 21일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당선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채권 가격과 주식, 원화가치가 모두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채권 금리의 급등세는 ‘1조 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로 대표되는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선반영한 결과다. 여기에 12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확대로 한국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는 외국인 자금 유출 규모도 증가, 트리플 약세를 뚜렷하게 했다.

이 같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실물경제로 전이돼 우리 경제의 성장 하방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이미 트럼프 노믹스와 미국 금리 인상 우려로 야기된 달러 강세가 위안화와 원화 등 신흥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렸다. 이는 또 자본유출 압력 심화로 이어져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웠고, 결국 투자 심리 위축과 실물경제 둔화를 낳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에 ‘각자도생’식 보호무역주의가 더해지면 한국 경제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을 겨냥해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환율전쟁을 본격화할 경우 그 충격은 고스란히 한국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4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고,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예고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트럼프 발 보호무역주의로 대미수출 외에도 대중수출이 타격을 받게 되면, 트럼프노믹스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국가는 한국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G2 간 예고된 무역마찰만으로 한국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부추겨 실물경제로 전이되는 충격이 예상보다 빨리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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