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군사협정 이후 공세 높혀
콘텐츠 수입 및 합작 금지조치
한류스타 개런티·제작비 영향
수출 다변화 통해 타격 최소화


중국이 한류 콘텐츠에 대한 제재 수위를 넓히며 국내 방송사와 외주제작사들이 내부적으로 “중국 시장을 배제하고 수익 구조를 짜야 한다”며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 사실상 2013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사진) 이후 촉발됐던 중국 내 한류 시장의 거품이 꺼지며 시계가 3년 전으로 돌아간 셈이다. 아울러 중국을 대체할 제3 시장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19일 한 방송사 고위 관계자는 문화일보에 “중국 현지 주요 콘텐츠&미디어 업체들에 ‘한한령(限韓令·한류수입금지명령)’이 내려왔다고 한다. 향후 한국 관련 사업을 불허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올해 중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설치와 관련해 1차 빗장을 내렸던 중국은 최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가서명에 이후 공세 수위를 높이는 차원에서 2차 빗장을 걸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공식 문서로 하달된 소식은 아니지만 20일 이언왕(藝恩網)과 텅쉰(騰迅)등 중국 연예 매체들이 이를 보도하고, 최근 한류 콘텐츠 수출길이 꽁꽁 묶인 것을 고려해 업계에서는 이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 현지 미디어 관계자는 “사드로 인한 양측 관계가 경색된 후 드라마 수출이 사실상 중단됐는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이야기가 나온 이후 재차 중국 정부로부터 한국 콘텐츠 수입 및 합작 금지 조치가 취해졌다”며 “눈에 띄는 한류 콘텐츠는 상징적 측면으로 먼저 타격을 입고 다른 대중국 사업으로 연쇄 작용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방송사와 제작사들은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한류스타를 출연시킬 경우 회당 평균 2억∼3억 원을 받고 중국에 수출됐고, 중국 업체들이 직접 제작협찬사로 참여하기도 했으나 이런 판로가 막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회당 1억 원에 육박하던 한류스타들의 개런티는 내년부터 반토막날 전망이다. 드라마 제작비 역시 회당 1억 5000만 원∼2억 원 가량 줄이는 것이 불가피하다.

김영섭 SBS 드라마본부장은 “현재 상황에 맞춰 합리적인 제작 구조를 정립해야 한다. 높은 개런티를 받는 일부 배우와 유명 작가만 수익을 내는 구조를 고쳐야 한다”며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제작비에 낀 거품을 제거하며 내실을 기해야 할 때”라고 충고했다.

한류 업계에서는 일본과 중국을 이을 ‘제3 시장’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각각 2억 5000만 명과 1억 명에 육박하는 인구를 보유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많은 한류업체들이 두 나라 외에 비교적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달한 태국, 말레이시아 등을 공략하는 모양새다.

한 외주제작사 관계사 대표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은 시장성은 높지만 아직 엔터테인먼트 업계 산업화가 더디고, 한국과 화폐가치를 비교했을 때 큰 수익을 내기 어렵다”면서도 “사실상 중국을 대체할 만한 시장은 찾기 어렵지만, 여러 국가를 통해 수출 루트를 다변화해야 지금처럼 갑작스러운 수출 중단으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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