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실험 … ‘2色 사진전’

“인간의 몸은 신의 증거다.”

카메라 앵글을 통해 미(美)에 대한 파격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영상을 선보여온 세계적인 사진작가 데이비드 라샤펠(53·미국)과 닉 나이트(58·영국)의 전시가 서울 종로에서 나란히 열리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아라모던아트뮤지엄에서 개막한 ‘아름다움의 본질’전에는 ‘앤디 워홀이 발탁한 작가’로 꼽히며 상업사진과 예술사진의 경계를 넘나들며 작업해온 라샤펠의 화려하면서도 관능적인 판타지로 가득한 작품들이 대거 선보인다. 특히 그의 작품에는 나체 모델이 자주 등장하는데 신체가 과도하게 노출된 작품들이 전시된 일부 공간(지하 1층에서 지하 4층에 이르는 전시공간 중 지하 2층)은 19세 이상만 출입할 수 있다.


라샤펠 ‘아름다운 본질’展

데이비드 라샤펠, 배우 밀라 요보비치 콜라주, 뉴욕, 1995.    아라모던아트뮤지엄 제공
데이비드 라샤펠, 배우 밀라 요보비치 콜라주, 뉴욕, 1995. 아라모던아트뮤지엄 제공

‘19금’ 공간에는 라샤펠의 최근작으로 트랜스젠더의 나체를 촬영한 ‘원스 인 더 가든(Once in the garden)’을 비롯해 어맨다 레포어, 나오미 캠벨, 패멀라 앤더슨 등의 누드 작품이 전시돼 있다.

이와 관련, 라샤펠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청소년들이 선정적인 비디오게임에 노출돼 있고, 폭력이 난무하는 리얼리티 쇼가 방영되는 상황에서 몸을 수치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인간의 몸은 신의 증거”라고 강조했다.

오는 2017년 2월 26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에는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180여 점이 소개된다. 라샤펠의 작품 중 ‘초현실주의’ 화풍을 연상시키는 작품들의 경우 컴퓨터그래픽이나 포토샵 사용을 의심케 하는 것이 많지만 그 같은 보정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나이트 ‘거침없이 아름답게’展

닉 나이트, 담배 피우고 있는 모델 수지 빅, 요지 야마모토를 위한 작품. 1988.  대림미술관 제공
닉 나이트, 담배 피우고 있는 모델 수지 빅, 요지 야마모토를 위한 작품. 1988. 대림미술관 제공
종로구 통의동의 대림미술관에서는 아름다움에 대한 전형적 가치관에 도전하는 작품을 선보여 주목 받고 있는 닉 나이트의 사진전 ‘거침없이 아름답게’가 열리고 있다.

나이트의 작품은 다큐멘터리적 시선으로부터 인종·동물보호 등의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사진 등에서 알 수 있듯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깊이 반영하고 있다.

특히 그는 패션 사진의 경우에도 여성을 상품화의 대상으로 보는 당대 패션계에 대항해 오로지 의상 자체의 표현에 집중했다. 그는 패션 화보에 등장하는 여성에 대해서도 “대체적으로 ‘백인, 나이 18세, 적당한 키와 몸’이라는 패션 사진 속 여성의 전형적인 이미지에 얽매이지 않고 ‘동일한 신체성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더 아름답다’는 생각으로 촬영한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과감한 음영과 독특한 색감의 사진들은 관객들의 미적 감각을 자극한다.

일본의 패션 디자이너 요지 야마모토는 “나이트는 보이지 않는 틈을 보는 특별한 눈을 가지고 있는 작가”라고 평한다.

나이트는 1990년대 초 당시만 해도 드물었던 디지털 기술을 사진에 접목해 메시지를 극대화했다. 특히 최근의 패션 필름에는 애니메이션, 3D 촬영, 비디오 콜라주 등을 접목한 사진도 많이 보인다.

내년 3월 26일까지 계속되는 전시에서는 나이트의 대표작 100여 점을 만날 수 있는데 그중에는 작가가 잡지 아이디(i-D)와 함께 협업한 비요크, 레이디 가가, 케이트 모스 등 명사들의 초상 사진도 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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