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으로 판단땐 뇌물죄”
“대가성 없어 적용 어려워”


검찰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관련해 출연금을 낸 대기업을 ‘피해자’로 규정하며, 실질적으로 모금에 관여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60) 씨,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를 제외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은 박 대통령을 독대한 대기업 총수와 관련해 추가 조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특별검사를 목전에 앞두고 뇌물죄 적용에 필요한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나오고 있다.

21일 법조계에서는 검찰 수사 결과를 두고 상반된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김현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세무조사나 총수 비리 수사 등 출연금을 내지 않으면 부당한 대우를 받을까 염려해 돈을 낸 것이라 해도, ‘부당한 것을 피하려는 이익’을 보려고 했다는 점에서 뇌물에 해당할 수 있다”며 “자신이 떳떳하면 부당한 점을 알면서도 이 정도 큰 액수의 돈을 내려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포괄적으로 판단했을 때 뇌물죄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노명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에 대한 직접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뇌물죄 적용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노 교수는 “직무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면 협박이 이뤄졌다 해도 돈을 요구했을 때 뇌물죄가 적용되기 힘들다”며 “재단 출연금을 모금하는 일이 대통령의 직접적인 직무라고 보기 어려울 수 있고, 추후 조사를 통해 뇌물죄가 밝혀진다 해도 현재는 직권남용이나 강요죄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명확한 증거 없이 제3자 뇌물수수죄를 적용할 경우,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염두에 둔 해석이다.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마련을 위해 대기업을 상대로 한 최 씨와 안 전 수석의 모금 행위를 뇌물 수수로 판단, 제3자 뇌물수수죄 적용 가능성을 검토해 왔다. 대기업 총수들이 박 대통령과 독대할 때 기업 민원을 담은 면담 자료를 청와대에 전달했다는 증언을 확보하며 강제모금 의혹과 관련한 대가성을 입증하는 데에도 주력해 왔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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