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공소장, 비밀문건 포함
檢, 朴대통령 반격 무력화 카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비선 실세’ 최순실(60) 씨와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공소장에 포함된 47건의 ‘공무상 비밀’ 문건은 검찰이 청와대의 반격을 무력화할 비장의 무기다. 정부 출범 초기 인사안은 물론 대통령 일정이나 외교·안보 현안 등이 줄줄이 담겨 있어, 심각한 국가 기밀 유출일 뿐 아니라 최 씨가 사실상 내·외치를 모두 좌지우지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자료들이기 때문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1일 대통령 해외 순방 일정이나 외교·안보 현안 등 국가 기밀이 담긴 문서들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이 정 전 비서관을 시켜 ‘최 선생님에게 확인받으라’고 지시한 정황을 확인했다. 특수본은 전날 정 전 비서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비서관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전 인수위원회 시절인 2013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총 180개 문건을 최 씨에게 전달했으며, 그중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문건이 47개에 달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이 정 전 비서관으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에서 박 대통령 및 최 씨와 통화한 녹음파일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박 대통령이 정 전 비서관에게 “최 선생님에게 자료를 보내 주고 의견을 들으라”고 하는 등 구체적인 지시사항이 담겨 있었다.

검찰은 해당 문건들이 정 전 비서관이 최 씨와 공동으로 사용하던 이메일 계정 ‘greatpark1819’와 인편 등을 통해 넘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수정 등을 목적으로 최 씨에게 건네진 나머지 문서들은 완성본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이 대통령기록물법 적용 기준으로 ‘생산이 완료된 문서’라는 조건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문서 유출이 올해 4월까지 계속됐다는 것은 박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1차 대국민 담화에서 “최 씨는 지난 대선 때부터 제 선거운동이 국민에게 어떻게 전달됐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다”면서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은 같은 맥락에서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에 대한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았다”고 해명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 변호를 맡은 유영하 변호사는 “박 대통령은 정 전 비서관에게 ‘최순실의 의견을 들어보라’고 했을 뿐, 연설문 자체를 ‘최순실에게 직접 보내라’고 지시한 적은 없다”거나 “연설문 외 문건이 최 씨에게 전달된 부분도 박 대통령은 모르는 일”이라며 발뺌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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