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호주의 그림자… 인수·합병 저지할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보호주의로 인해 기업 인수·합병(M&A) 분야에도 그림자가 드리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잇따라 미국 기업에 대한 대형 M&A를 추진해온 일본의 기업 법무 분야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대한 정보 수집·분석으로 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으로 일본 등 외국 기업에 의한 미국 기업 M&A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주장하는 트럼프가 외국자본에 의한 미국 기업 인수를 막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CESRC)는 미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미국 기업을 대거 인수함에 따라 미국의 국가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며 미국 기업이 중국 국유기업에 매각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기조는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미국 기업을 인수하고 있는 일본의 기업들, 그 중에서도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시행과 인구감소 등으로 수익 악화에 빠진 금융·보험업계 기업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보험사의 해외 기업 인수 규모는 총 170억 달러(약 20조 원)로 직전 5년 연평균 인수액의 5배에 달했다. 지난달에도 일본 최대 보험사 중 하나인 손보재팬이 약 63억 달러(약 7조4000억 원)에 미국 보험사인 인듀어런스 스페셜티홀딩스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미국 기업 보호를 주장하는 트럼프가 대통령의 권한으로 이런 해외 M&A를 막을 수도 있다는 데 있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공정거래법인 이른바 ‘반(反) 트러스트법’에 근거해 기업 간의 M&A를 규제한다. 그러나 국가 안보의 관점에서 외국자본의 미국 기업 인수를 심사하는 ‘외국인 투자 및 국가안보법’에 따라 미 재무부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1, 2차 심의를 거친 내용에 대해 미 대통령이 해외 M&A의 가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일본의 종합상사 미쓰이(三井)물산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일본 기업을 포함해, 지금까지 이상으로 엄격한 (해외 M&A) 판단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 M&A 전문 변호사도 “자동차 등 기간 산업이나 자원, 에너지, 첨단기술 등의 분야에서 대통령의 권한을 사용해 외국 자본에 의한 (미국 기업) 인수를 저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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