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가 21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 티뷰론 골프장에서 열린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을 마친 뒤 시즌 평균타수 부문 1위에게 주는 베어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LPGA투어 홈페이지
전인지가 21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 티뷰론 골프장에서 열린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을 마친 뒤 시즌 평균타수 부문 1위에게 주는 베어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LPGA투어 홈페이지
LPGA 투어 챔피언십 최종일

올 신인왕 확정 지은 전인지
38년만에 베어트로피까지 2관왕
“결정적 퍼트였는지 몰랐다”

쭈타누깐 올해의 선수·상금왕
CME 1위 100만달러 보너스도
리디아 고는 ‘빈손’ 신세로


전인지(22)가 루키 시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평균타수 부문 1위에 올라 베어 트로피(최저타상)를 접수했다. 한국인으론 박세리, 신지애, 최나연, 박인비에 이어 5번째 베어 트로피를 차지한 전인지는 1978년 낸시 로페즈(미국)에 이어 38년 만에 LPGA투어에서 신인왕과 베어트로피를 동시에 제패했다.

전인지는 21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7위에 올랐다. 전인지는 이번 시즌 18홀 평균 69.583타로 최저타수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베어 트로피를 받았다. 막판까지 최저타 경쟁을 펼쳤던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는 공동 10위(11언더파 277타)로 마쳤고, 평균 타수 69.596타로 전인지에게 베어 트로피를 양보했다. 둘의 차이는 0.013타.

동반 라운드를 펼친 전인지와 리디아 고의 최저타 경쟁은 우승 다툼보다 치열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전인지에 평균 2타 정도 앞섰던 리디아 고는 4라운드에서 전반에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를 적어내며 흔들렸다. 전인지는 첫 홀에서 버디를 낚았지만, 더블보기와 보기 1개로 타수를 잃었다. 리디아 고는 후반 들어 10번 홀부터 12번 홀까지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전인지가 13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1타 차로 좁혀졌다. 16번 홀(파3)에서는 리디아 고와 나란히 버디를 추가했다. 전인지는 1타 뒤져 베어 트로피를 잡으려면 남은 2개 홀에서 3타를 만회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렸다. 여태까지만 해도 리디아 고의 최저타수상이 유력했다.

그러나 17번 홀(파5)에서 대반전이 일어났다. 전인지는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아냈지만 리디아 고는 보기를 범했다. 역전에 성공해 1타 앞선 전인지가 18번 홀(파4)에서 1타를 더 벌려 놓으면 되는 상황. 전인지는 마지막 홀에서 두 번째 샷을 홀 3m까지 붙였지만 리디아 고는 버디에 실패해 파를 적어내고 먼저 홀아웃했다. 전인지가 버디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2타 차로 경기를 마쳤다. 1년 동안 이어진 평균 타수 경쟁은 마지막 홀에서, 막판 대역전극으로 막을 내렸다.

전인지는 4라운드 직후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마지막 퍼트가 베어 트로피를 결정하는지는 몰랐다”며 “정말 대단한 퍼트였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후반에는 퍼트가 잘 돼 끝까지 열심히 싸웠다”며 “전인지의 피니시는 정말 대단했다”고 축하했다. 전인지는 “전반에 너무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며 “리디아 고와 하이파이브를 한 뒤 서로가 멋진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전인지는 베어 트로피는 도전 의식을 갖게 해준 상”이라며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레전드에 버금가는 선수가 되겠다. 내년 시즌이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올해의 선수, 상금왕을 차지했던 리디아 고는 올해에는 ‘빈손’으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 5승을 거둔 에리야 쭈타누깐(21·태국)은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4위에 올라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을 확정했다. 쭈타누깐은 또 시즌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한 레이스 투 CME글로브 포인트에서도 1위에 올라 보너스 상금 100만 달러를 받았다.

한편 한국 선수 시즌 10승 합작의 선봉에 나섰던 유소연(26)은 후반에 나온 뼈아픈 보기 하나로 27개월 만에 찾아온 우승 기회를 놓쳤다. 유소연은 5타를 줄여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적어냈지만 찰리 헐(20·영국)에 2타 뒤진 2위에 만족했다. 박인비가 부상으로 결장한 탓에 한국 선수들은 9승을 합작하는 데 그쳐, 2013년 이후 4년 연속 두 자릿수 우승 달성에 실패했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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