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4·13 국회의원 총선 과정에서 수억 원의 공천헌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준영 국민의당 의원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 반정우)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이 선거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거액의 정치자금을 수수하는 등 혐의로 선거의 투명성을 훼손한 박 의원에게 징역 5년과 추징금 3억1700여만 원을 구형했다고 21일 밝혔다.

박 의원은 총선 과정에서 전 신민당 사무총장인 김모(64) 씨로부터 비례대표 공천의 대가로 3차례에 걸쳐 총 3억5000여만 원을 건네받은 혐의로 지난 8월 기소됐다. 박 의원은 또 총선 당일 선거구 내 관련자 574명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혐의와 선거 기간에 8000만 원 상당의 선거홍보물을 납품받았으나 선거관리위원회에 3400만 원으로 지출을 축소 신고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주변인이 왜곡 진술을 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판단돼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이 김 씨에게 ‘사무총장이 되면 비례대표를 생각해보라’라고 말한 것을 비춰볼 때 이는 공천을 기대하는 김 씨의 기대를 이용해 금품을 수수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거 당일 선거구민 560명에게 ‘좋은 결과로 함께 기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은 한 표를 부탁한다는 취지로 볼 수 있으므로 명백한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의원 측 변호인은 박 의원이 자금 관련 업무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김 씨에게도 정치 자금을 요구한 적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일관되게 김 씨에게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당시 피고인은 창당과정에서 정치의 뜻이 맞는 사람들을 모으는 것에만 집중했고 돈에 관련된 업무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김 씨의 진술은 자기가 유리하게 왜곡됐으며, 피고인에게 책임을 전부 떠넘기는 것으로 보여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또 선거 당일 문자 발송에 대해서는 “관리소홀로 인해 선거 당일 아침에 문자를 보낸 점은 문제의 소지가 되지만 단순히 감사의 의미로 휴대전화에 저장된 친한 사람들에게 보냈을 뿐, 이를 선거운동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선거자금 축소 신고와 관련해선 “홍보회사에 보좌관이 건넨 2000만 원은 해당 회사가 부풀린 견적서를 토대로 수사가 진행되며 악의적인 협박을 했기 때문에, 이를 무마하기 위한 차원에서 준 것으로 현재 이에 대해 고소했다”고 항변했다.

박 의원은 “저를 지지해준 많은 사람에게 죄송하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며 “평생 누구에게도 돈을 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고, 국민이 행복하고 나라가 번영하길 바라는 생각으로 정치생활을 해왔다”며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요청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벌금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거나 사무장, 배우자 등이 300만 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박 의원에 대한 선고공판은 12월 29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김기윤 기자 cesc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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