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성형 탈모 원인, 유전·호르몬
니코틴·동물성 지방도 악영향
모발 가늘어지다 결국 ‘우수수’
초기, 먹고 바르는 약물로 호전
1년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
증상심하면 모발이식수술 고려
한 번 심은 머리카락은 ‘영구적’
차가운 겨울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걱정하는 탈모 환자가 늘고 있다. 실제 최근 3년간(2013∼2015년) 남성형 탈모로 인해 병원을 방문한 환자 수를 비교한 결과,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는 12월에 병원을 찾는 환자는 11월보다 약 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기온과 건조한 실내환경이 영향을 미치는 겨울철 피부만큼이나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부위는 바로 모발이다. 두피와 모발은 추위에 쉽게 건조해진다. 두피의 수분 함량이 줄면 모발이 약해지거나 거칠어지기도 한다. 특히 술자리가 잦아지는 연말에는 음주와 흡연량이 증가하며 탈모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정확한 원인 파악이 먼저 = 흔히 추울 때 발생한 탈모는 날씨가 따뜻해지면 회복될 것으로 생각해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지만, 계절적 요인이나 외부 환경이 탈모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탈모는 남성형 탈모, 여성형 탈모, 원형 탈모 등 원인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구분된다. 유전적 이유나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androgen)이 중요한 인자인 ‘안드로겐성 탈모’에는 남성형과 여성형이 있다. 대머리(androgenetic alopecia)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의 일생 중 유전적으로 정해진 시점이나 적정량의 안드로겐이 모낭에 작용할 경우 탈모가 진행된다고 여겨진다.
다만, 여성형 탈모의 경우 남성형 탈모와는 다르게 이마선은 유지되면서 정수리 부위의 모발이 가늘어지고 적어지는 양상을 보이며, 남자들처럼 완전히 빠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여성형과 남성형은 서로 같은 기전에 의하여 발생하나 여자의 일부에서는 남성형이, 남자의 일부에서는 여성형이 관찰되는 경우도 있다.
원형 탈모는 현재까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진 바는 없다. 원형 탈모는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세포가 신체의 면역 체계를 공격해 발생하는 자가면역 이상 반응이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박동재 동안피부과 원장은 22일 “탈모는 유형별로 발생하는 원인과 증상이 모두 달라 각기 다른 치료를 시행해야 함에도 정확한 진단 없이 광고에 현혹돼 탈모에 좋다는 특정 성분의 식품이나 샴푸, 탈모 방지 보조제 등에 의지하다가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박 원장은 “중요한 것은 탈모가 의심될 때 환자 스스로 본인의 상태를 확정하지 말고, 가장 먼저 피부과를 방문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자신의 상태에 맞는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남성형 탈모, 치료 가능 = 대한민국 남성이 가장 흔하게 겪고 있는 남성형 탈모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변화로 생성되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라는 물질에 의해 발생한다. 이 DHT가 탈모 유전자를 지닌 남성의 두피 모낭을 공격해 모발을 가늘어지게 하고 결국에는 탈모로 이어진다. 의학적으로 검증된 남성형 탈모의 치료법에는 크게 약물치료와 수술치료가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 탈모의 경우 먹고 바르는 약물만으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이때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다수의 공인기관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된 먹는 치료제와 바르는 치료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먹는 치료제의 경우 남성형 탈모를 유발하는 DHT의 생성을 차단해 더 이상의 탈모 진행을 억제하고 모발을 자라게 한다. 다만, 약물치료 효과는 치료를 시작한 지 3개월 후부터 증상이 개선되기 시작해 1년이 지난 시점에 극대화되므로 하루에 한 알씩 1년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탈모의 진행 정도가 심해 약물치료만으로 한계가 있을 때는 모발 이식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모발 이식수술은 탈모의 영향을 받지 않는 뒷머리 모발을 탈모 부위로 옮겨 심는 수술이다. 한 번 심은 모발은 더는 탈모가 일어나지 않고 영구적으로 유지된다. 단, 이식하지 않은 기존의 모발에서는 탈모가 계속 진행될 수 있으므로, 추가적인 탈모 진행을 막고 수술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약물치료와 병행하는 것이 좋다.
◇ 과음·흡연·고지방 식단 자제 = 연말에는 지인들과의 술자리가 잦아지는데, 이때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탈모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음주와 흡연은 신체의 원활한 혈액 순환을 막고, 특히 담배에 들어있는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시켜 모발 성장에 필요한 영양 공급을 방해한다.
술자리의 기름진 안주 역시 탈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육류나 기름진 음식에 들어 있는 동물성 지방은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증가시키는데, 콜레스테롤은 혈관을 좁게 만들고 모발에 전달되는 혈류량을 줄어들게 한다. 또, 동물성 지방은 두피 피지 분비를 활발하게 해 모공을 막거나 염증을 유발하면서 모발 성장에 좋지 않은 두피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박 원장은 “남성형 탈모는 비교적 명확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만큼 의학적 방법을 동원해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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