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불암 제로캠프’ 지원 김천소년교도소 ‘감동의 공연’
“실망만 시켜드려 죄송합니다. 폭풍우가 몰아쳐도 엄마를 떠올리며 힘냈어요. 조금만 기다려보세요. 포기는 노력하지 않는 자의 특권이라고 하는데, 포기하지 않고 새롭게 태어나 엄마와 항상 웃으면서 살게요.”
지난 22일 오후 3시 경북 김천소년교도소 대강당. 무대에 선 한 소년 수형자의 노래에 관람석 곳곳에서 훌쩍거리는 소리와 함께 박수갈채가 터졌다. 이날 대강당에서 열린 공연은 뮤지컬 ‘소년 표류기’로, 쥘 베른의 소설 ‘15 소년 표류기’를 현실에 맞게 재창작한 판타지 뮤지컬이다. 등굣길 사고로 바다에 표류하던 학생들이 절체절명 위기에도 생명의 가치를 떠올리고 아이를 구하는 한편,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온전한 이웃으로 복귀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출연한 수형자 정모(19) 군은 “처음 접하는 뮤지컬을 배우느라 엄청 고생을 했지만 공연을 통해 새 삶의 희망을 얻어 뿌듯했다”고 말했다. 또 한 수형자 부모는 “말썽만 부리던 아이가 무대에 올라 눈을 뗄 수 없었다”며 “공연이 아이가 가정과 사회에 건전하게 복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감격했다. 공연은 1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극단 ‘잼박스’의 박영희 예술감독, 탁호영 연출 등을 비롯해 무대, 의상, 조명 등 분야에서 20여 명이 힘을 보탰다. 이 공연은 최 위원장이 주축이 돼 설립한 비영리사단법인 ‘제로캠프’의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2013년 이후 올해로 4번째다. 제로캠프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로, 소년 수형자들이 직접 문화활동을 하면서 심성을 순화하고 정체성을 찾도록 하기 위해 2012년 설립됐다. 그해 한 독지가가 소년 수형자를 위해 퇴직금 30억 원을 기부한 것이 계기로 작용했다.
김학성 교정본부장은 “소년 수형자들이 힘든 여건에서 멋진 공연을 했다”며 “인생의 초반기 실수를 했지만 사회에 진출하면 ‘골든골’을 넣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 위원장도 “앞으로 소년수형자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쳐 이들이 우리 사회를 더욱 건전하게 만드는 데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천=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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