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경영권 방어 무장해제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중점추진하기로 한 상법 개정안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 법안, 법인세·소득세 인상이 통과될 경우 기업의 활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정·재계에 따르면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발의한 상법 개정안은 감사위원 분리선출, 집중투표제·전자투표제 의무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주주대표소송제 강화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기업 내 규제 장치를 마련해 대주주인 그룹 총수의 전횡을 막고 소액 주주들의 권익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경제계에선 이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기업의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기업의 존폐까지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감사위원 선출 때 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감사위원 분리선출은 투기성 외국 자본이 이를 악용하려 들 가능성이 크고, 집중투표·전자투표제의 의무화도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방어하거나 악의성 루머에 흔들리는 소액주주들에 의해 기업의 의사결정이 혼란을 겪을 수 있다.
근로자 중 한 명을 이사로 선임하는 근로이사제는 노·사간 대립이 심한 국내 기업 정서상 이사회에서 합리적 의견도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미국계 헤지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의 지분을 소량 보유한 뒤 시세차익을 노리고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반대하는 등의 악용 사례가 많았었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에 대해서도 현재 국내 상황상 시기상조거나 과잉 입법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3년 전속고발권 제도 개정에 따라 검찰총장을 포함하여 고발요청권을 가진 감사원장, 조달청장, 중소기업청장이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을 요청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고발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은 폐지됐다는 것이다. 전속고발 대상인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대리점법, 가맹사업법, 대형유통업 법에 대한 형벌규정이 외국에 비해 강한 국내 상황에서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까지 이뤄지면 과잉제재를 초래할 수 있다.
기업들의 법인세와 고소득자의 소득세 인상은 대기업들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한 경제단체가 법인세 인상 대상이 아닌 대기업 협력사 등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전체의 59.1%가 법인세 인상 정책이 기업 운영에 악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미국도 법인세를 낮추겠다고 하는데 전반적으로 세금을 올리는 것은 시대와도 맞지 않고,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준우·유회경 기자 jwrepublic@munhwa.com
관련기사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