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장 3차례 바뀌면서
“시설물 설치 어려워” 제동
지자체는 600억 부지매입
내달 개장 바꿔 2020년 완공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연루 의혹에 휩싸인 한국마사회가 경북 영천에 경마공원(렛츠런파크영천)을 짓기로 했으나 4년째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경북도는 경마공원의 부지 임대방식 때문에 수백억 원을 들여 토지를 매입했지만 마사회는 당초 내달 개장 목표를 한참 넘겨 아직도 손도 대지 않고 있다.

23일 경북도와 마사회에 따르면 도는 2009년 12월 마사회에 제4경마공원 조성을 신청, 4개 광역자치단체와 경합 끝에 영천시 금호읍 성천·대미리와 청통면 대평리(면적 147만㎡)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또 도는 2012년 9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경마공원 조성 최종 승인도 받았다. 이에 따라 도와 영천시는 각각 300억 원씩 총 600억 원을 들여 민간부지를 매입해 진입도로를 조성 중이지만 마사회는 3차례 회장이 바뀌면서 영천부지 내 영구시설물을 설치하기 어렵고, 경마장과 별도 민자로 테마파크도 짓겠다며 이제서야 설계에 착수하는 등 질질 끌고 있다. 당초 마사회는 공모 선정조건으로 경마공원을 조성할 때 부지는 도와 영천시가 매입해 마사회에 임대하고, 경주로 등 내부시설은 자체 재원 3057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내걸었다. 또 레저세 감면도 요구해 도는 완공 후 30년간 매년 50%를 깎아주기로 했다.

앞서 마사회는 먼저 경마공원을 조성한 서울과 제주, 부산·경남 지자체로부터도 개장 후 상당 기간 레저세의 일정 비율을 감면받았다. 그러나 이들 경마공원은 마사회가 부지를 직접 사들였던 점을 감안하면, 영천경마공원의 경우 도와 시로부터 사실상 특혜를 받아 누린 것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영남권에 부산경남경마공원이 이미 조성돼 있는 데다, 뒤늦게 호남권으로부터도 경마공원 조성 요구가 일자 영천경마공원의 수익성을 놓고 저울질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마사회 측은 “내부문제로 공사가 늦춰졌으며, 내년부터 기본설계와 공사에 들어가 오는 2020년 완공할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현명관 마사회장은 최순실 씨 딸 정유라(20)의 독일 승마훈련 특혜 지원 의혹으로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영천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박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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