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번째 시즌은 주인공 이영애(김현숙)가 제주도에서 사기당하고 고생하는 상황으로 시작된다. 제부 김혁규(고세원)와 함께 제주도로 내려가 ‘이영애 디자인’을 멋지게 성공시키겠다는 의지와는 달리 사기를 당한 것이다. 가족에게는 헤어졌다고 속이고 비밀 연애 중이던 이승준(이승준)이 제주도까지 달려와 도움을 주지 않았다면, 그녀는 영락없이 유치장 신세를 질 뻔했다.
우여곡절 끝에 제주도 생활을 정리하고 서울로 돌아왔지만, 이영애는 마땅한 일거리를 찾지 못하고 전전긍긍한다. 게다가 자식처럼 아끼던 도깨비 캐릭터를 도용당하는 사건까지 겪던 그녀는 이승준의 도움으로 구청의 야시장 행사를 맡아 의욕을 불태운다. 하지만 회사가 지역 소재지에 위치해야 한다는 계약서의 단서 조항 때문에 절대 상종하지 않겠다고 했던 낙원사 조덕제(조덕제) 사장과 어쩔 수 없이 손을 잡긴 했지만, 야시장 행사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녀의 능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사랑과 일 모두 승승장구하는 것 같지만, 이영애의 궁핍한 사정은 여전하다. 구청 행사를 지속적으로 맡으려는 조덕제 사장의 욕심을 알면서도 궁여지책으로 사무실을 공유하게 되고, 비밀 연애는 입방정 떠는 제부에게 들켜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그런데 이승준은 결혼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고 혼자 살 오피스텔 마련에 정신이 없다. 이제 곧 마흔에 접어들 그녀의 인생이 또다시 어떤 격랑에 휩싸일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꼴이다.
1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그녀가 나이를 먹었다는 것 외에는 특별하게 달라진 것이 없다. 다큐멘터리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자막으로 극적 상황을 중계하거나 해설하는 방식은 여전하다. 낙원사 사람들을 몰래 만나기 위해 시간차를 두고 사무실 옥상에 올라간 이영애와 이승준이 상대방을 깜짝 놀라게 하려고 장난치는 상황에서 “AM 10:39 보는 시청자들이 더 깜짝이야! 이게 무슨 짓이야!”와 같은 자막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 그렇다.
배역을 맡은 배우의 드라마 외적인 요소로 극적 상황을 구성하는 방식도 그렇다. 궁상맞은 백수 김혁규를 연기하는 배우 고세원이 다른 방송사 아침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장면을 교차시켜 현실과 드라마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출이나 ‘나쁜 녀석들’에 출연했던 배우 조동혁의 거친 남자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드라마와 현실을 넘나드는 상상력은 여전히 흥미롭다. 그러나 기존 드라마와 달리 꾸미지 않아 거칠게 느껴졌던 예전의 매력이 거세돼 아쉬움을 남긴다. 여타 로맨틱코미디와의 변별성을 담보하지 못한 채 연애와 결혼에 초점을 맞추면서 생긴 한계가 아닐까 싶다.
충남대 교수·드라마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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