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 국무회의를 통과하고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23일 체결됐다. 이를 두고 야권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안보 문제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으며, 국내 현실 정치적 갈등이 국가의 안위와 연관된 중요 결정에 악영향을 미쳐서도 안 된다.
앞으로 2, 3년 간이 미래의 세계 질서와 동북아 질서를 좌우하는 조정기가 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소극적 개입주의와 실용주의를 표방하면서 새로운 한·미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 동북아 패권을 두고 경쟁해 온 일본과 중국도 북한 핵무기 개발을 두고 서로 다른 체감온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는 안보적 측면에서 한·미·일 냉전적 남방삼각구도에 기대고 있다.
지금 시급한 일은 자주국방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함께 북한의 도발을 차단하는 것이다. 김정은 정권의 예기치 않은 도발을 막아내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속 정확한 정보 취득이다. 최근 미국 국방부는 변화하는 전쟁 양상과 정보전에 대비하기 위해 드론을 포함한 자동무기 기술 개발에 향후 3년간 180억 달러를 투입하는 안을 기획한 바 있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가 점차 해당 기술 개발에 집중함에 따라 나온 자구책이다. 지금도 소리 없는 전쟁이 진행 중이며 그 중심에는 정보전이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한·일 GSOMIA가 시급했던 이유의 하나는 북한의 핵(核) 개발이다. 우리의 정보 능력은 북한의 동향을 사전에 파악해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다. 이번 협정을 통해 우리는 일본에 감청·영상 정보, 인적 정보, 잠수함 탐지 정보 등 군사 2·3급 비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주고, 일본으로부터 군사위성 촬영 사진 정보와 이지스함·조기경보기 정보 등 극비·특정 비밀 정보를 받기로 돼 있다. 북핵 억지 및 유사시 전략적 대응을 위해 이러한 정보 교환이 양국의 안보 이익에 기여할 것이다.
이미 우리는 러시아 등 구 사회주의권 국가들을 포함한 19개국과 GSOMIA를 정부 간에 맺은 바 있다. 일본과의 이번 협정 체결이 일본의 군사 대국화를 허용하고 동북아의 중·일 간 세력 쟁탈을 자극하며 유사시 일본의 한반도 진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은 적절치 않다. GSOMIA에서 다루는 정보들이 그 정도의 상황을 야기할 만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야당의 반대논리가 일본에 대한 거부감과 현 국내 정치적 상황에 근거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야권의 주장대로 충분한 논의를 통해 좀 더 신중하게 다루는 게 좋지 않으냐는 원론적인 지적은 그럴듯해 보이나 외교적으로 보면 지금 시점이 적기일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사드 배치에 이어 한·일 간의 GSOMIA가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하지만 둘 다 중국의 소극적인 북핵 개발 억지 실패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고, 중국과도 체결을 제안해 놓은 상황이므로 중국의 반발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현 국내 정치 상황으로 인해 12월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의와 내년 상반기 한·미 정상회담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안보는 유지돼야 하며 이번 협정이 정쟁의 도구가 돼서는 절대 안 된다. 국내 정치적 상황과 안보는 분리해서 다뤄야 하며 오히려 이럴수록 더 많은 관심과 대비가 요구된다.
동북아 불안정의 주요 요인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고, 이를 억지(抑止)할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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