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청와대의 기류가 바뀌는 조짐이 뚜렷하다. 그러나 김현웅 법무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한꺼번에 사퇴 의사를 밝히는 등 박근혜정부가 내부로부터 동요하기 시작해 정국이 중대한 갈림길에 접어들고 있다. 이대로 방치하면 정권 붕괴까지 걱정해야 할 지경이다.

청와대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최순실 사건의 책임을 인정하면서 분노한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지만,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자 이를 거부하고 비난했으며, 앞으로 특검까지 문제 삼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친박 인사들은 갑자기 박 대통령 수비대로 나선 듯한 행태를 보이기 시작했고, 변호인을 중심으로 더 강한 반발도 나오고 있다. ‘버티기’를 넘어 탄핵 회피, 나아가 무죄 입증까지 나서려는 것이 아닌지 걱정될 정도다. 그러나 민의를 역행하는 권력은 결국 붕괴한다. 정부 내 법률 전문가들이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더 이상의 법률적 방어가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박 대통령은 자신이 의혹의 중심에 있는 ‘최순실 사건’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대국민 사과를 해놓고도 돌변해 검찰 수사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수사를 전면 거부했다. 22일 발효된 ‘최순실 특검법’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특검’을 강조하며 거부 가능성마저 시사하고 있다. 수사 중립성도 부인한 마당에 야당이 추천한 특검을 수용할지 의문이다. 구체적 혐의에 대한 반박·부인도 본격화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이미 발표한 성명·담화 역시 최 씨 등의 공소장에 비춰볼 때, 상당 부분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다. 국회에 의뢰했던 새 총리 후보 추천도 철회하겠다는 기류로 비친다.

이런 상황을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다. 박 대통령은 최 씨 사건을 정치적으로 정면 대응하면서 돌파하겠다는 의도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비친다. 박 대통령은 최근 검찰 수사 결과를 보고 받으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최씨가) 국민들이 싫어하는 일만 골라서 했네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하는지 의심스럽다. 박 대통령이 사법적으로 피의자 신분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 정면 돌파를 시도한다면 정의롭지 못하고, 결코 성공할 수도 없다. 박 대통령이 주말 촛불을 더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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