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朴-黃 동시 탄핵’ 주장
조배숙 “자진사퇴 하라” 압박
황교안 국무총리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눈에 안 띄게 가장 바쁜 인물이다. 파국적 상황에 대한 연대 책임론이 일고 있지만 그는 사면초가 상태인 박 대통령을 사실상 대신해 국정을 챙기고 있다.
탄핵이 의결되면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게 되지만 탄핵이 의결된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총리라는 한계가 뚜렷한 만큼 제한적 업무만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특유의 안정적인 리더십을 발휘해 국정을 원만하게 이끌어 갈 경우 차기 대선 등과 관련해 보수진영의 관심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황 총리는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0차 총리·부총리 협의회를 주재했다. 대통령 권한 대행 자격으로 지난 20∼21일 페루 리마에서 열린 제24차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도 다녀왔다. 그는 APEC 기간 중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페루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나라가 흔들리지 않으면 대외신인도가 떨어질 것이 없다”며 한 치의 흔들림 없이 국정을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정치권에서는 사태가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황 총리가 국무위원들의 뜻을 모아 박 대통령에게 ‘중대 건의’를 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탄핵 정국이 속도를 내면서 야 3당은 황 총리의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회에서 탄핵이 의결되면 황 총리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가동된다. 공안검사 출신인 황 총리는 현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내며 통합진보당 해산을 주도한 강경파다. 야권이 황 총리에 대해 우려의 눈길을 보내는 이유다.
이에 따라 황 총리를 겨냥한 야당의 공세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지난 21일 의원총회에서 “황 총리야말로 부역세력의 핵심”이라며 ‘대통령-총리 동시 탄핵’을 주장했다.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도 “황 총리는 대통령과 함께 국정농단의 핵심 중 핵심으로, 식물 대통령의 대리인 행세를 할 게 아니라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국민의당 천정배 전 대표는 23일 박 대통령에게 “야당에 국무총리 추천 전권을 위임해 야당이 추천한 인물로 새 국무총리를 임명하겠다고 하고 이를 실천하라”고 황 총리 교체를 요구했다.
탄핵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최소 2개월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황교안 대행체제’의 정치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황 총리 역할을 ‘관리형 총리’로 국한시키는 방안 등을 놓고 야권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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