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등으로 심리전 확대
악성코드 유포에 난수방송도
“시위모습 ‘발언의 자유’ 자극”


북한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혼란에 빠진 국내 정치적 현실을 이용해 온·오프라인에서 우리 사회 내부의 갈등을 야기하고 혼란을 초래할 목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대남 심리전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북한 관영 매체의 박근혜 퇴진 시위의 대대적 보도는 역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민주주의 의식’을 자극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24일 통일부와 경찰청 등에 따르면 최근 최순실 사건과 관련된 문서에 악성코드를 탑재한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 유포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북한발 사이버 공격 등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발신지 추적에 들어갔다. 북한이 반정부 시위 참여 여론을 증폭시키려는 목적으로 인터넷에서 댓글을 달면서 악성코드를 유포해 사이버 테러를 기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사이버 테러를 하기 위한 전 단계 작업이 악성코드를 심는 일”이라며 “악성코드가 쌓인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좀비’로 활용해 사이버테러를 감행할 수 있는데, 최근 북한 해커의 소행으로 보이는 악성코드가 유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 북한은 노동신문 등 관영 매체를 비롯한 240여 개의 체제선전용 사이트 등을 통해 연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북한은 이 같은 보도를 북한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하려는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난수 방송(숫자방송)을 지속적으로 내보내는 것 역시 남측의 국론 분열을 조장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탈북민은 북한의 관영 매체가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권 퇴진 시위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것이 뜻하지 않게 북한 주민들이 민주화된 한국 사회를 엿보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소리(VOA)방송은 이날 탈북자들의 말을 인용해 “한국사회에서 최고 지도자에 대해 ‘물러나라’는 퇴진 시위를 벌이고, 100만 명이 평화롭게 집회를 연다는 사실 자체가 북한 주민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시위 사태가 북한 주민들의 ‘발언의 자유’를 자극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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